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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중국 베이징에서 무려 80년이 넘게 거리 이발사로 일해온 징쿠이씨가 세상을 떠났다.
베이징 허우하이(後海) 근방에서 오랫동안 '거리 이발사'로 일하며 라오베이징(老北京)의 멋과 미를 전해주던 징쿠이(靖奎)씨가 지난 달 31일 오전 9시경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베이징만보(北京晩報) 등 매체가 당일 보도했다. 향년 101세.
징쿠이씨는 거리 이발사로 80년 넘게 일해왔으며 중화민국 시대부터 이발계의 일꾼으로 불려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민국 시기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칭화대 근방에서 자리를 잡고 많은 대학교수들의 머리를 깎아줬을 뿐 아니라 마잔산(馬占山), 푸쭤이(傅作義) 등 당시 항일 장군들도 그에게서 이발을 했을만큼 솜씨가 아주 뛰어났다고 전해진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날까지도 아침에 삼륜차(三輪車)에 짐을 싣고 일터로 가 자리를 잡은 뒤 현지 서민들에게 낮은 가격에 이발을 해주었는데 갑자기 운명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모든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 누가 뭐래도 상관하지 않고 누가 욕을 해도 한 귀로 흘린다"는 말로 예전에 장수 비결을 밝힌 적 있었다고 중국 매체는 보도했다.
머리깎는 일을 하다보면 현지 손님들에게서 듣기 싫은 소리를 들을 때가 적지는 않을 것.
징쿠이씨는 93세였던 지난 2006년에는 영화 '이발사(剃頭匠)'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으며 이 영화는 제37회 인도국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중국 매체는 보도했다.
이 영화는 오랫동안 거리 이발사로 일해온 '징할아버지(敬大爺)'가 나이를 함께 먹어간 옛 손님들과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변화상을 그려내고 보통 서민들의 생활 곳곳을 담아냈으며 징쿠이씨를 더욱 유명한 인물로 만들기도 했다.
[사진=징쿠이씨가 생전에 주연한 영화 '이발사' 스틸화면]
강지윤 기자 lepomm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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