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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결국 정든 친정팀을 떠나게 됐다. 지바 롯데 마린스 좌완투수 나루세 요시히사가 자유계약선수(FA) 권리를 행사키로 했다.
1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일본 스포츠전문지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나루세는 이날 지바 롯데 홈구장인 QVC마린필드서 기자회견을 열고 "FA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선언했다. 11년간 뛴 지바 롯데와의결별 선언이다.
애초 잔류에 무게가 실렸다. 지바 롯데는 올 시즌 66승 2무 76패로 퍼시픽리그 4위에 그친데다 홈 관중 수도 122만 3915명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2년 연속 최저 관중. 이에 나루세는 "왜 관중이 줄어들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이 팀을 우승시킬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야시 신페이 지바 롯데 사장도 "중요한 전력이니 꼭 팀에 남아줬으면 한다"고 붙잡았다.
하지만 나루세는 이후 구단의 태도에 크게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구단과의 2차례 협상이 나루세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나루세는 "남아줬으면 좋겠지만 FA는 네가 얻은 권리다"는 구단 관계자의 말을 "나가도 상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게다가 하야시 사장이 대만 라미고 몽키스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대만으로 출국, 마지막 협상 기회조차 사라졌다.
나루세는 오는 4일 FA 신청 서류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11년간 뛴 팀을 더나게 돼 쓸쓸한 기분이다"고 솔직히 말했다. 12일에 FA 공시가 끝나면 다음날인 13일부터 타 구단과 협상이 가능한 상황. 나루세는 "나와 협상하고 싶다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나루세는 지난 2006년 1군에 첫발을 내디뎠고, 입단 2년째인 2007년 24경기에서 16승 1패 평균자책점 1.82의 놀라운 성적을 올리며 최우수 투수상까지 따냈다. 이듬해인 2008년에는 베이징올림픽 국가대표로 활약했고,2009년(11승)부터 2012년(12승까지) 4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팀 주축 선발로서 역할을 해냈다.
올 시즌에는 9승 11패 평균자책점 4.67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6승 4패)에 이어 2년 연속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2010년 에이스로 활약하며 팀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공헌했고, 2차례나 2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2003년 입단 이후 11년간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다. 최근 2년 연속 선수단 회장을 맡는 등 팀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지만 구단의 협상 태도가 나루세의 마음을 떠나게 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한 팀에서만 뛴 에이스를 내보낸다는 건 구단의 체질을 의심케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미 오승환의 소속팀 한신 타이거즈와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나루세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선발진 부족에 시달리던 야쿠르트는 그룹으로부터 영입자금 지원을 약속 받았다. 한신은 오릭스에서 FA 자격을 얻은 가네코 치히로의 영입을 생각했으나 가네코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방향을 선회했다. 게다가 나루세는 한신의 라이벌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강점을 보였다. 한신 구단 관계자는 "아직 젊은 투수다. 미야니시(니혼햄)와 함께 영입 선상에 올려놓았다"고 전했다.
지바 롯데로선 당장 내년 시즌 선발진 운용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시카와 아유무와 와쿠이 히데아키, 후지오카 다카히로, 가라카와 유키 등이 버틴 선발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그런데 나루세가 떠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후루야 다쿠야, 오미네 유타 등이 가세한다고 해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이토 쓰토무 감독 체제로 3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지바 롯데에 큰 구멍이 생겼다.
[나루세 요시히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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