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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엄마가 송혜교, 아빠는 강동원인 아이가 있었다. 선천적 조로증에 걸려 16살의 나이이지만 얼굴은 80세를 하고 있는 소년 아름을 연기한 조성목이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이 개봉했을 당시 조성목을 알아본 사람들은 없었다. 영화 속에는 80세의 얼굴을 한 조성목만 존재했기 때문이다.
조성목을 인터뷰하기 위해 약속 장소로 향하던 중이었다. 커피숍 근처에서 똘망똘망해 보이는 '잘생긴' 한 아이를 봤고, '아역배우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 그 아이는 커피숍으로 들어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조성목입니다." 실제로 본 조성목은 놀라울 정도로 잘생겼고 깜찍했다.
방실방실 웃는 얼굴도 생각을 하며 미간일 찌푸릴 때도 그냥 어린 아이였다. '두근두근 내 인생' 속 아름이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 어린 아이가 성인도 힘들다던 특수 분장을 어떻게 견뎠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조성목이 현장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현장의 따뜻함 이었다. "어려울 것" 같았고, "험할 것" 같았던 현장은 달랐다. 모두가 조성목에게 친절했고, '두근두근' 할 만큼 "따뜻"했단다.
조성목이라는 아역배우의 머릿속엔 온통 연기 생각뿐이었다. 주변에서 특수부장의 어려움을 물었지만, 불편함보다는 연기적인 걱정이 컸다. 물론 힘들어 하기 싫기도 했단다. "한번 촬영 할 때마다 다섯 시간 분장을 한다. 불편하니까 하기 싫다. 그래도 나에겐 다시 올 수 없는 기회였다. 그런 마음을 버틸 수 있었다."
열정과 패기가 느껴졌다. 연기를 시작한 것도 오롯이 본인의 의지였다. 조성목의 기억에 따르면 7살 무렵 만화채널에서 본 오디션 공지는 조성목의 눈빛을 반짝이게 만들었다. 조성목은 "엄마에게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더라. 나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추억으로 본 오디션에서 본선까지 갔고, 1, 2등은 아니었지만, 한 심사위원의 눈에 띄어서 방송을 하게 됐다. 그리고 7년 후 '두근두근 내 인생'이 찾아왔다.
아직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이 좋은 나이일수도 있다. 하지만 조성목은 충분히 행복해 보였다. 당연히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다. 하지만 연기를 할 때 자신만의 시간이 생기는 것 같아 즐겁다고. "카메라 앞에 서면 나만의 시간이 있는 것 같아 즐겁다. 연기를 하게는 게 행복하다. 내 꿈에 한 발짝 다가가는 것 같아서 희열을 느낀다. 연기할 때만큼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이 행복하고 즐겁게 연기를 하고 있다."
이 똑똑한 아이의 미래는 어떨까. 일단은 연기자다. 인생의 횃불 같은 존재인 어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는 연기를 하고, 그 후에 어떤 일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는 조언을 얻었다. 조성목은 "어머니는 내 꿈, 진로에 있어서 나침판 같은 분이다. 좋은 길잡이가 돼 주시고 있다"고 했다
궁금했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조성목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내가 행복해서 연기를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직업이라는 게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더 이상 좋은 직업은 없다고 생각한다. 행복해서 연기를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김수현 형이나 강동원 형처럼 여러 가지 연기를 해도 잘 어울리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아역배우 조성목.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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