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LG가 치고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LG 문태종이 2일 kt와의 홈 경기서 모습을 드러냈다. 10월 19일 동부전 이후 5경기만의 컴백. 19분5초간 출전한 문태종의 기록은 4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 1스틸 1블록. 확실히 정상적인 몸 상태와는 거리가 있었다. 월드컵, 아시안게임 참가로 몸이 많이 지친 상황. 4경기 휴식으로 피로는 풀었지만, 게임체력을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LG는 시즌 초반 흔들렸다. 1라운드서 3승6패로 부진했다. 김 감독은 “태종이와 종규, 제퍼슨 몸 상태를 보고 초반이 쉽지 않겠다고 직감했다”라고 털어놨다. 김 감독이 문태종을 4경기에 연이어 결장시킨 건 도박이었다. 확실히 문태종이 빠진 LG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그러나 김 감독은 멀리 봤다. “태종이가 보름 정도 쉬었다. 시즌 막판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의미심장한 코멘트다.
▲ 김시래-문태종-김종규-제퍼슨, 최강 파괴력
상위권을 달리는 팀은 이유가 있다. 개개인의 역량과 사령탑의 지략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 공동선두 모비스(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라틀리프)와 오리온스(이현민 이승현 장재석 길렌워터)가 그렇다. 오리온스가 최근 2연패로 주춤하지만, 기본적으로 크게 고꾸라질 팀이 아니라는 데 동의하는 농구관계자가 많다. 챔피언결정전 3연패에 도전하는 모비스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한 농구관계자는 “모비스는 심지어 주전 1~2명이 빠질 때도 조직력이 꽉 짜인 팀”이라고 했다.
LG 역시 마찬가지다. 김시래 문태종 김종규 제퍼슨으로 이어지는 핵심 멤버가 막강하다. 2013-2014시즌 정규리그 우승으로 그 파괴력을 증명했다. 현재 중, 하위권 팀들 중 LG만큼 객관적 전력이 막강한 팀은 없다. 김태술 하승진 윌커슨의 KCC는 구성은 훌륭하지만, 아직 내구성이 증명되지 않았다. 박찬희 강병현 오세근 윌리엄스의 KGC 역시 구성은 훌륭하지만, 이동남 감독대행의 역량이 100% 증명된 건 아니다. 때문에 많은 농구관계자는 “LG는 무조건 (상위권으로) 올라간다. 시기가 관건”이라고 말한다.
▲ 검증된 내구성과 섬세한 전략
LG는 문태종이 돌아오면서 핵심 멤버들을 풀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2일 kt전 내용 역시 좋지 않았다. 문태종과 제퍼슨의 경기력이 여전히 100%와 거리가 있기 때문. 김 감독은 “제퍼슨은 점점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라고 했다. 걱정하지 않는 눈치. 지난 시즌에도 제퍼슨은 3~4라운드 이후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냈다. 본래 비 시즌에는 부지런하게 몸을 만드는 타입은 아니다. 제퍼슨이 제 궤도에 오른 시점과 LG가 상위권서 파괴력을 발휘하던 시점이 거의 일치했다.
김 감독은 문태종에 대한 걱정도 하지 않는다. 불혹에 접어들면서 기량 자체가 하락세에 놓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문태종은 선택과 집중에 능하다. 승부처에선 본능적으로 집중력과 센스를 발휘한다.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를 가장 잘 안다. 절대 무리한 슛 셀렉션을 가져가는 법이 없다. kt전서 문태종의 대처는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철저하게 돌파와 어시스트 위주의 움직임.
김 감독의 섬세한 전략도 가미됐다. 문태종에게 주로 4번 수비를 맡긴 것. 김 감독은 “태종이가 아직 체력이 좋지 않아 외곽수비를 원활하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신 골밑에서 4번은 충분히 커버해줄 것으로 봤다”라고 했다. 문태종이 4번 수비를 하면서 김종규에겐 휴식이 주어졌다. 이때 김영환과 크리스 메시가 3,5번으로 뛰었다. 김영환의 경기력이 최근 절정이기에 효율성이 높은 조합. 또 양우섭이 전태풍을 꽁꽁 묶으면서 전체적으로 외곽 수비 부담이 많이 줄었다.
김 감독은 문태종 4번 활용으로 김종규에게 휴식시간을 좀 더 많이 부여할 방침이다. 장기레이스에서 시즌 막판 체력저하를 감안한 것. 물론 제퍼슨이 투입될 경우 메시가 뛸 수 없다. 김종규와 문태종이 동시에 기용되는 시스템도 유지된다. 이럴 경우 문태종 대신 김영환이 4번까지 커버 할 수 있다는 게 김 감독 구상. 문태종에 대한 믿음, 기본적인 팀 내구성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시나리오. 또 노련한 김 감독은 숱한 위기를 극복한 노련미가 있다.
아직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 시즌에 이미 검증이 끝난 LG다. 문태종과 제퍼슨의 경기력 회복, 김종규의 체력 세이브와 대표팀 경험으로 상승된 경기력, 여기에 수비력과 외곽슛 한 방을 갖춘 최승욱 양우섭 배병준 등의 소금 같은 활약, 김 감독의 지략이 가미될 경우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LG는 3~4라운드 이후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 핵심세력이다.
[문태종(위), 김진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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