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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가수 故 신해철이 역대 최악의 취업난 속에 힘들어 하는 청년들을 위한 말을 남겼다.
2일 오후 종합편성채널 '속사정쌀롱' 1회가 전파를 탔다. 해당 방송분은 지난달 27일 세상을 떠난 故 신해철의 마지막 방송 녹화분이었다.
이날 방송 중 백수인 형이 고민이라는 시청자의 사연에 신해철은 "취업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직장이 없다고 난리를 치면서도 정작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식의 비판이 많다. 그런데 이 문제를 젊은이들의 정신력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입을 열었다.
신해철은 "당장 돈은 벌 수 있겠지만 내가 한 달 뒤, 일주일 뒤의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상태에서 흘리는 땀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흘리는 땀은 다르다. 미래가 없는 노동은 답이 아니다. 1m 앞이 절벽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어둠 속의 청춘들에게 다그치듯 '그거라도 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몸이 힘들어서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미래가) 보이지 않아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또 신해철은 "운전을 하고 가다 기름이 떨어졌을 때 보험사에서 주유소까지 갈 수 있는 최소한의 기름을 넣어주지 않나? 어둠 속에 멈춘 사람들이 최악의 절망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복지다. 충분한 사회, 환경적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백수들을 일방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신해철은 "이거 어쩌다보니 '100분 토론' 됐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백수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변명 하나만 하겠다. 내가 작업실에 앉아서 수입도 없이 무작정 나오지도 않는 곡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가족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가족의 못난이가 되는 것이다. 그 때 여기서 벗어나 무엇이라도 생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지만 그러면 다신 작업실로 돌아오지 못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물론 '꿈의 자리를 지켜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무작정 그들을 나태하다고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고 덧붙였다.
[가수 신해철. 사진 = JTBC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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