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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가 있다. 어린시절 헤어져 30년 동안 다른 삶을 살았다. 형인 상연은 미국으로 입양 돼 한인 교회 목사가 됐고, 동생인 하연은 한국에서 굿을 전문으로 하는 무당이 됐다. 이런 형제가 30년 만에 만났다. 여기에 정신이 깜박 깜박하는 어머니 승자가 함께 했다.
배우 조진웅과 김성균이 장진 감독을 만났다. '웃음'이라면 남부럽지 않은 세사사람이 영화 '우리는 형제입니다'로 만나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전하기 위해 출격했다.
이중 김성균을 만났다. 무당을 전문으로 하는 동생 하연 역을 맡은 김성균은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고, 머리도 안 아프고, 촬영하는 내내 즐거웠다. 걸림돌 없이 거침없이 찍었다"고 말했다.
거침없이 찍었고, 거침없이 웃겼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며 김성균은 '우리는 형제입니다' 안에서 마음껏 뛰어 놀았다. 이곳에서는 '범죄와의 전쟁' '이웃사람'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에서와 같은 강렬한 인상도 없었고, 드라마 '응답하라 1994' 속 포블리도 없었다. 30년 만에 형을 만났지만 30분 만에 엄마를 잃어버린 하연만 있었다.
"사실 당시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고민이 됐다. 악역만 하다가 '응답하라 1994'에서는 스무 살 대학생이었다. 사람들이 내 얼굴만 봐도 웃는데, '이젠 뭘 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 '용의자'에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뻔뻔하게 악역을 할 수도 없었다. 하연이 적당한 선을 타는 캐릭터였다."
하연은 영화 속에서 매 순간 웃음을 터트리게 만든다. 물론 하연은 진지하다. 진지함 속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애드리브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아니었다. "멍석을 깔아주면 웃기지 못하는 스타일"이었다. 아니 무서워한다고 했다. "작정하고 웃기려고 했을 때, 그러지 못하면 서로 다친다"는 것이 김성균의 설명이었다.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다. 소심해서 하지 못한다. 가끔 즉석에서 나오는 애드리브를 원하는 감독님들이 계신다. 그러면 구석에 가서 연구한다. 장진 감독님은 항상 연습을 하는 스타일이다. 다 맞춰놓고 현장에 가고, 현장에서는 편하게 진행이 된다. 안심이 되더라."
불과 2년여 만이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이후 2년 만에 김성균의 위치는 확연하게 변해 있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속도로 치고 올라왔고, 4년 만에 포스터에 크게 얼굴을 올리는 주연배우가 됐다. 김성균은 이것을 '운'이라고 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런 위치의 변화는 시나리오에 변화를 불러왔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골라 먹을 것"도 많아졌다. "주로 잠깐 나와 한방에 딱! 보여주고 사라지는 그런 역할이었다. 분량은 적은데, 큰거 한방 하고 사라지는 그런 역할 말이다. '응답하라 1994' 이후로는 다양해졌다. 또 편하게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
'우리는 형제입니다' 개봉 전 만난 김성균은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었다. 첫 주연작에 대한 부담이었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안보면 어쩌나 싶기도 하다"는 김성균은 "책임감이 생긴다. 포스터에 내 얼굴도 나오고 하니 물건으로 생각했을 때 만들 때도 걱정이 되지만, 팔 때도 조바심이 나는 그런 기분인 것 같다"고 했다.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나서도 앞으로의 계획이나 차기작을 묻기가 무색하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부터, 현재 진행형인 작품, 첫 촬영을 앞둔 작품까지 1년이 아니라 수년의 계획이 세워져 있다. 아이돌 가수의 스케줄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쯤 되면 지칠 만 했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당연히 힘들다. 왜 안 힘들겠는가. 하지만 약간의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일이 없으면 불안한 것이 있다. 좀 쉬고 있으면 뭔가 잡생각이 많이 들고, 빨리 뭘 해야겠다는, 내가 정체돼 있는 그런 느낌에 인생을 허비하는 것 같다. 연극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작품이 끝나고 다음 작품이 없으면 너무 힘들었다. 그게 성격인 것 같다. 성격이 좀 급한 편이다."
[배우 김성균.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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