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박주영(29·알샤밥)은 ‘발탁’하고 윤석영(24·퀸즈파크레인저스)은 ‘대기’시켰다. 최근 똑같이 소속팀서 3경기를 뛴 두 선수의 운명이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는 3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1월 중동 원정 2연전에 나설 22명의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오는 14일 요르단(암만), 18일 이란(테헤란)서 두 차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10일 소집하는 슈틸리케호는 곧바로 인천공항을 통해 요르단으로 출국한다. 유럽파는 현지에서 합류한다.
핫 이슈는 2014브라질월드컵 이후 127일 만에 태극마크를 단 박주영에게 쏠렸다.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부상 부재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리그 이적 후 경기 출전이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 최종 명단을 앞두고 박주영을 확인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박주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며 발탁 이유를 밝혔다. 물론 이를 두고 박주영에게 지나치게 관대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 여론도 있다. 슈틸리케는 이에 대해 “나에겐 박주영의 발탁보다 이동국, 김신욱의 부상이 더 큰 고민이다. 전문적인 타겟형 공격 옵션을 잃었다. 현재로선 두 선수가 아시안컵에 나설지 불투명하다. 박주영 등 다른 옵션을 계속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주영이 사우디에서 3경기를 뛰었다고 해서 그가 대표팀에 합류할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순 없다. 이번 소집 때 스스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즉, 박주영을 발탁한 배경에는 이동국, 김신욱이 동시에 쓰러지면서 줄어진 공격 옵션의 대체자를 찾고 동시에 논란이 되는 박주영을 슈틸리케 감독이 본인이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주영에 대한 지나친 특혜가 아니라는 얘기다.
반면 박주영과 똑같이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3경기 연속 출전한 윤석영은 ‘발탁’이 아닌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중동 원정이 선수를 파악할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그럼에도 박주영은 발탁하고 윤석영은 대기시켰다. 포지션 경쟁의 차이가 두 선수의 희비를 갈랐다. 박주영이 속한 공격수는 자원이 부족한 반면 윤석영이 속한 왼쪽 수비는 자원이 넘친다. 이변이 없는 한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검증이 완료된 김진수(호펜하임), 박주호(마인츠)로 사실상 아시안컵을 치르겠단 생각이다.
물론 만약의 상황도 대비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초로 ‘대기명단’ 5명을 함께 기재한 이유다. 그는 5명 중 2명을 왼쪽 수비수로 채웠다. 윤석영, 홍철(수원)이 포함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와 박주호는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다. 최악의 경우 합류가 불발될 수도 있기 때문에 왼쪽 수비 2명을 대기명단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박주영-윤석영. 사진 = 마이데일리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