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무엇 하나 꽉 차지 않은 것이 없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세계적인 뮤지컬 거장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의 최신작으로 상류계급의 호사스러운 삶을 사는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와 가난과 궁핍 속에서 고통 받는 하류계급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의 엇갈린 운명과 거대한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 유럽 뮤지컬을 연달아 흥행시킨 EMK뮤지컬컴퍼니가 실력파 제작진과 함께 무려 3년간의 치밀한 준비기간을 거쳐 완성한 대작인 만큼 그 완성도는 여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연기, 음악, 무대, 감성까지 무엇 하나 꽉 차지 않은 것이 없어 관객들의 눈과 귀, 마음을 꽉 채운다.
우선 치열했던 두 여인의 삶이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더욱 인간적이고 감성적으로 그려진다. 원해서가 아닌 그저 그렇게 태어나서 얻게된 계급, 그 안에서 누리는 호사와 또 그와는 반대되는 굶주림이 두 여인의 인생을 극명하게 대립시킨다. 이는 한국 버전에서 스토리 변화를 줬기에 가능해졌다.
하지만 그 누구를 동정할 수도, 돌을 던질 수도 없다.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굵직한 사건과 이를 이어가는 과정, 그 안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와 마그리드 아르노가 겪게 되는 역사를 넘은 개인의 운명이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게 만든다. 오로지 이 두 여인, 또 그들이 살고 있는 역사의 소용돌이가 안타까울 뿐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사치스러운 삶을 살아 왔지만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인 탓에 엄격한 궁중사회의 표적이 된 인물.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프랑스 혁명기 민중의 원성을 한 몸에 받은 역사적 희생양이 되면서 몰락해가는 그녀의 인생이 인간적인 면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온갖 공격 속에서도 사랑과 모성애를 기반으로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마리 앙투아네트. 그의 모습에서 역사적 희생양의 외로움과 아픔이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것도 바로 이 인간적인 부분 때문이다.
마그리드 아르노 역시 의도치 않았던 상황에 이용되고 희생되는, 자신이 원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힘쓰다 결국 다 똑같은 인간 군상에 혼란을 느끼는 과정에서 내면의 아픔이 부각된다.
희생이 싫어 이에 반격했지만 이는 또 다른 희생을 낳게 되니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토록 증오했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몰락을 종용했음에도 이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가치관이 흔들린다. 이를 둘러싼 역사적 음모와 인간의 욕심이 그녀를 더욱 괴롭게 만드는 것이다.
두 여인의 내면이 더욱 부각되는 것은 배우들의 열연이 있기에 가능하다. 마리 앙투아네트 역 옥주현 김소현, 마그리드 아르노 역 윤공주, 차지연은 각기 다른 감성으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상황은 다르지만 역사 속에 상처 받고 흔들리는 두 여인을 각각 연기하며 보고만 있어도 이들의 감성에 빠져들게 만드는 열연을 펼친다.
두 인물의 인간적인 내면, 배우들의 열연 만큼 무대와 음악 역시 '마리 앙투아네트'를 꽉 채운다.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굵직한 사건을 표현하는데 있어 소품과 무대 장치가 극적으로 이용된다. 무대를 회전시키며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이 효과적으로 표현되며 활용도를 높였고, 경사진 무대를 통해 무대를 앞, 뒤, 옆, 위로 꽉 차게 만들었다.
의상 역시 화려하다.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18세기 프랑스 왕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며 무대를 더 꽉 채웠다. 로코코 양식의 화려한 의상을 선보이는 만큼 무엇 하나 신경 쓰지 않은 의상이 없다. 주조연부터 앙상블까지 조화로운 의상이 무대 자체를 꽉 채운다.
뮤지컬 넘버 역시 추가되며 더 웅장해졌다.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일본, 독일 공연에서 공개하지 않은 '증오 가득한 눈', '이 밤을 기억해', '눈물로도 가질 수 없는 그 꿈', '우리가 꿈꾸는 정의는 무엇인가' 등 곡을 추가하며 극의 갈등 구조를 강화했다. 이에 음악은 더욱 처절해졌고, 이를 채우는 배우들의 가창력이 돋보인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에는 그야말로 여백이 없다. 두 여인의 삶과 이들의 만남이 극적인 만큼 이를 표현하는 내면 연기가 꽉 찬다. 이와 함께 무대부터 음악까지 무엇 하나 공들이지 않은 것이 없다. 이에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야말로 꽉 찬 감동을 선사한다.
한편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는 2015년 2월 1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 공연 이미지.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