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나의 독재자'(감독 이해준)에 눈에 띄는 신인이 등장했다. 바로 회담 리허설의 극본 담당 철주 역으로 출연한 배우 이규형이다.
사실 이규형을 신인이라고 말하기는 애매하다. 뮤지컬 쪽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스타이기 때문. '글루미데이', '젊음의 행진' 등 굵직한 뮤지컬에 출연해 팬들을 사로잡은 배우가 바로 이규형이다.
반면 영화 쪽에서는 신인이나 다름없다. 장편 상업영화에 처음 참여한 작품이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김씨 표류기'로, 119 대원 목소리로 깜짝 등장했다. 이후 영화 '관상', '고양이 소녀', '우는 남자', '마녀' 등에 얼굴을 내비쳤다.
하지만 뮤지컬이 아닌 영화에 주력한 관객들에게는 사뭇 생소한 얼굴일 수밖에 없는 게 사실. 이런 이규형이 '나의 독재자'를 통해 제대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규형은 설경구, 이병준, 윤제문 사이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하며 새로운 얼굴 '배우 이규형'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이규형은 고문을 받다 불려와 김일성의 대역인 성근에게 주체사상을 가르치고 회담 리허설을 위한 대본을 작성하는 철주로 변신하기 위해 급격한 체중 감량을 단행했다. 실제 뮤지컬 '글루미데이' 공연 중에도 다이어트를 감행하며 열의를 보였다.
이규형은 "한 달 반 동안 14kg을 뺐다. 방울토마토만 먹고 수영도 했다. 그 때도 계속 공연 중이었는데 공연을 하는 대학로까지 걸어 다녔다. 공연을 하고 또 걸어서 돌아오고, 집에 와 토마토를 먹는 일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영화 속에서 빛을 보지는 못했다. 속옷만 입은 채 등장해야 했지만 철주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복근이 도드라진 탓에 결국 내복을 입은 채 촬영해야 했던 것. 설경구도 "복싱선수 같다"고 평했다고.
공연과 다이어트 줄 중 하나도 힘든데 공연과 다이어트를 병행한 데는 자신을 불러준 이해준 감독의 믿음을 저버릴 수 없다는 이유도 크게 작용했을 터. 이해준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김씨 표류기'에서 오디션을 본 이규형에게 목소리로나마 영화에 출연할 수 있게 했고, 5년 후 '나의 독재자' 속 철주 역의 오디션을 제의하기 위해 직접 이규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해준 감독의 말에 따르면 "크게 될 배우"였다.
그래서인지 이런 비중 있는 역을 처음 맡아 본 배우임에도 자연스러운 연기들을 선보인다. 특히 주눅이 든 연기부터 맞는 연기까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무엇보다 맞는 통에 이리저리 날아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지만 걱정이 될 정도다.
이규형은 "뮤지컬 '빨래'를 할 때 몽골에서 넘어 온 외국인 노동자 역을 맡았다. 그 안에서 '나의 독재자'와 비슷하게 맞는 신이 있었다"며 "난 아직 카메라 연기가 익숙지 않은 편이라 맞는 신을 풀샷으로 찍을 때 더 편했다. 풀샷이 무대와 비슷한 조건이지 않나. 그 때 마음이 편하더라"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규형이 기억하는 선배들은 어떤 모습일까. 설경구는 현장에서도 아우라가 대단했다고. 이병준은 현장에서 어색해하는 이규형을 잘 챙겨준 선배 였으며, 윤제문은 한 마리 야수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선배였다.
이규형은 "영화배우는 어렸을 때부터 꿈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것도 매력 있지만 영화도 놓치지 않고 싶은 바람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 쪽으로 더 나아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또 "다음에는 색다른 인물, 캐릭터로 관객 분들을 찾아뵙고 싶다. 배우라면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다양한 역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내 앞으로의 '영화배우 이규형'의 모습을 기대하게끔 했다.
한편 이규형이 출연한 '나의 독재자'는 대한민국 한복판 자신을 김일성이라 굳게 믿는 남자(설경구)와 그런 아버지로 인해 인생이 제대로 꼬여버린 아들(박해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허설을 위해 김일성의 대역이 존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한 신선한 설정,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호평 받고 있다.
[배우 이규형.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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