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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숫기 없어 보이는 눈에서 적지 않은 진심이 꾹꾹 흘러 나왔다. 아직 정식 가수가 됐는지조차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레터플로우는 진정성 있게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이어갔다.
제 2의 박지성이 꿈이었던 레터플로우는 엄마의 반대와 함께 중학교 때 축구부가 없어지는 바람에 꿈을 접었다. 언뜻 보기엔 내성적인 그는 '평범하겐 살기 싫다'는 막연한 기대로 16살 때 실용음악학원에 등록했다. 그러고도 처음 2년은 게임에 빠져서 음악맛을 제대로 못 봤다.
"열심히 하기 시작한 건 말 그대로 고3 때. 대학에 가긴 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사실 그때 저는 제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자신감이 많이 떨어져 있었거든요. 형은 글씨도 굉장히 잘 쓰고 디자인에 감각도 있는데 저는 잘 하는 게 없다고 생각했어요. 가수를 꿈 꾸긴 했지만 춤도 못 하고 노래도 진짜 못했어요. 남들이 1시간 걸릴 걸 저는 훨씬 더 지나서야 할 수 있었어요"
원랜 알앤비 음악을 하려고 했던 레터플로우는 자신과 맞지 않은 음색과 음역대 때문에 좌절을 많이 했다. 심지어 선생님들조차 '음감이 많이 떨어진다', '노래로 뭐 할 생각은 말라'고 할 정도였다니. 그래서 레터플로우는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찾았고, 직접 작곡, 작곡에 도전하게 됐다.
"그렇게 대학생활을 보냈고, 혼자서 멜로디를 만들고 가사를 쓰는 날들이 많아졌어요.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었는데 실력으론 안 될 것 같고 경력이라도 보태보자 해서 제가 만들었던 음악들을 여러 회사들에 보내봤죠. 그렇게 해서 연락이 닿은 회사가 쇼파르 뮤직이에요"
가수 김사랑, 듀오 스웨덴세탁소 등이 몸담고 있는 이 회사는 레터플로우의 짙은 감성에 가능성을 봤고, 그의 음악들을 엮어 앨범을 발매했다. 지난달 24일 첫 번째 정규앨범 '누군가로부터'를 발매한 레터플로우는 "아직도 얼떨떨 하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스스로 가수라고 말하는 것도 적응이 안 된요.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어서 '부족한 거 같은데 나가도 되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듣는 분들이 안 좋아하시면 어떻게 할까 생각도 했는데, 기대보단 많이 들어주고 있어서 기뻐요"
앨범에는 대부분 이별의 감정들이 담겼다. 영감은 어디에서 얻냐고 물었더니 "대부분 실제 여자친구에게 차인 경험담이 담겼다"며 미소를 지었다. 많지 않은 연애였지만 그 때마다 많은 걸 느끼고 배웠다고.
가수로서 자신의 단점으로 레터플로우는 노래 부를 때의 굳은 표정을 꼽았는데, 이를 위해서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봤다. 거의 반 년은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에 시간을 쏟았다.
"감정표현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요. 고음이 빵빵 터지는 것 만이 음악이 아니잖아요. 진정성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한 번 듣고 바짝 듣다 마는 거 말고 한번씩 들었을 때 나중에라도 다시 한번 생각 날 수 있게 깊게 느껴지는 거요. 그게 목표고 숙제에요.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소수의 사람들이 꾸준히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어요"
[가수 레터플로우. 사진 = 쇼파르뮤직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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