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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백', 식상한 드라마 되지 않기 위해 중요한 두 가지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미스터 백'(극본 최윤정 연출 이상엽)이 5일 처음 방송됐다.
흡사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에 나오는 노인 스크루지와 배우 심은경, 나문희 주연의 영화 '수상한 그녀'를 떠올리게 한 '미스터 백'이었다. 돈은 많아도 직원을 도구 취급하고 주변의 친절에 도리어 화를 내는 괴팍한 노인 최고봉(신하균), 그리고 이 노인이 우연한 계기로 30대의 젊은 몸을 갖게 된다는 설정 때문이다.
첫 회에 명확히 설명되진 않았으나, 최고봉은 아마도 유성의 일부분으로 추정되는 조각 같은 걸 잘못 먹고 젊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판타지적 설정은 최근의 한국 인기 드라마에서 유행하는 분위기다. 남녀의 몸이 뒤바뀌는 2011년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부터 본격화된 판타지드라마의 경향은 최근에 인기를 끈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남주인공이 외계인이란 설정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미스터 백'은 이미 낯익은 이야기다. 앞으로 펼쳐질 내용도 어느 정도 예상은 된다. 자신의 성공 비결로 "언제나 사람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최고봉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앞으로 '미스터 백'에서 지켜볼 부분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젊어진 최고봉과 제작진의 선택이다. 선택지는 사랑과 인생이다. 최고봉이 젊어진 몸으로 사랑을 하게 될지, 젊어진 마음으로 새 삶을 살게 될지, 제작진이 최고봉의 어떤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드라마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갈릴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최고봉의 말라버린 마음을 순간 두근거리게 했던 은하수(장나라)의 역할이 중요해질 텐데, 은하수와 최고봉의 관계를 제작진이 엮는 방식이 드라마의 핵심이다. 물론 사랑과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게 가장 이상적인 선택이긴 한데, 많은 한국 드라마들이 이 균형을 잃은 바 있다.
다른 하나는 배우들의 연기다. '수상한 그녀'에서 오두리가 된 오말순처럼, 몸은 젊어졌어도 노인 시절의 습관이 남아있을 최고봉의 모습이 '미스터 백'의 재미를 주는 부분이다. 이를 얼마나 신하균이 자연스럽고 또 재미있게 연기할지가 기대감이 생기는 지점인데, 이미 '당연히 신하균이라면' 하는 신뢰감을 가진 배우다.
단, 노인 최고봉 시절의 연기는 분장이 70대 설정보다 다소 과한 느낌이 있었고, 반대로 최고봉의 목소리는 나이보다 젊게 들려 부자연스러웠다. 젊은 배우가 노인의 목소리를 연기하는 게 상당히 어렵다는 건 영화 '은교'에서 시인 이적요를 연기한 배우 박해일에게서도 느껴진 부분이다.
은하수 역의 장나라는 이미 전작들에서 많이 보여줬던 소박하고 씩씩한 캐릭터와 이번에도 비슷해 특별한 위화감은 없다. 식상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지만 장나라가 제작발표회 때 한 발언들을 보면 정작 본인은 '미스터 백'이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데 큰 매력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자신도 비슷한 캐릭터란 건 인정하지만 '미스터 백'의 큰 줄기를 옆에서 돕는 역할에 나름 만족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갑동이'로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는 이례적으로 호평을 받은 이준은 지난 작품들과 다른 재벌 2세 연기인데, 첫 회에서 슬쩍 비쳐진 긴장감을 풀고 캐릭터를 잘 갖춰 입을지 보는 것도 '미스터 백'의 의외의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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