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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내그녀'가 막을 내렸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는 실패했다.
6일 밤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극본 노지설 연출 박형기) 16회(마지막회)에는 주인공 두 남녀 이현욱(정지훈)과 윤세나(크리스탈)이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만나 결국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이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멜로의 특성상 큰 반전이 없다면 분명히 두 남녀 주인공이 행복한 결말을 맺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이에 '내그녀'는 결말이 아닌 이들의 과정을 더 집중해서 그려야 하는 드라마였지만 16회는 특히나 급하게 마무리를 짓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했다.
먼저, 세나는 언니 소은(이시아)을 향해 "미안해 언니, 나 그 사람이 너무 좋아"라며 사랑을 택할 것을 전했다. 그렇게 세나는 자신의 꿈과 사랑을 모두 찾는 듯 했으나 현욱과 키스를 하고는 짧은 편지를 남긴 채 사라져버렸다. 다소 황당한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었다. 갑자기 떠나는 세나의 행동에 당위성을 느낄 수 없을 무렵, 1년이 흘렀고 세나는 다시 돌아와 현욱의 마음을 헤집어놨다.
세나는 현욱이 살던 집을 찾아갔고, 현욱 또한 이제 그 집에서 살지 않지만 문을 잠그지도 않고 있어 세나가 쉽게 그 집에 들어오도록 했다. 또 현욱은 세나와 어긋나는 듯 했으나 물건을 놓고왔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굳이 다시 집으로 돌아갔고, 이는 시청자들에게 진부함을 안겼다.
또 악역을 맡았던 배우들에 대한 쓰임새도 아쉬운 부분이다. 해윤(차예련)은 현욱을 짝사랑하다 결국 AnA 대표로 성장하게 됐고 재영(김진우)는 초심으로 돌아가 신인부터 키우는 매니저가 됐다. 두 사람은 현욱과 세나 사이를 방해하는 인물로 첫 등장했던 것과 달리 마지막회에서는 급하게 정리하려는 듯 미미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해윤 역할은 신마녀라는 별명을 스스로 앞세웠지만 카리스마를 보여주지 못했고 그렇다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보이지도 못하는 등 허공에 붕 뜬 캐릭터를 보였다.
특히, 현욱이 라디오를 통해 세나를 붙잡는 장면은 2014년 드라마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어설픈 모습이었다. 주홍을 통해 세나가 떠났다는 연락을 받은 현욱은 라디오 생방송에서 아무런 말을 잇지 못했고, 라디오 DJ로 등장한 레인보우 재경은 생방송 도중 "이현욱씨, 이현욱씨"라며 "이거 징계감인거 알죠?"라는 말을 내뱉었다.
현실 속에서 징계감이라는 것을 안 DJ라면 본인이 사연을 읽어도 무방했지만 '내그녀'에서는 DJ가 스스로 "징계감"이라는 말을 내뱉었다. 징계를 불사하고도 사랑하는 사람을 찾으려는 현욱의 마음을 대변하려는 것이었을까.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 세나는 서울역의 한 가게에서 갑자기 흘러나오는 라디오 속 현욱의 목소리를 듣고 멈춰선다. 가게 주인은 "어? 라디오가 왜 틀어졌지?"라며 당황해했고, 그 사이 현욱은 세나 앞에 나타나 두 사람은 포옹을 하며 끝을 맺었다. 가요계를 무대로 청춘 남녀들이 음악을 통해 상처를 보듬고 사랑을 키워가는 드라마라는 기획의도로 시작한 '내그녀'는 초반 기세등등했던 모습과는 달리 실망스러운 부분이 곳곳에 존재했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라는 제목처럼, '내그녀'에는 사랑스러운 크리스탈의 모습 외에는 남는 것이 없었다.
한편 '내그녀' 후속으로는 이종석, 박신혜 주연의 '피노키오'가 방송된다.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하면서 살아가는 남자 최달포와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 증후군을 앓고 살아가는 사회부 기자 최인하의 청춘 멜로를 그리며, 오는 12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SBS 수목드라마 '내그녀' 16회.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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