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아니, 인간이 지닌 '상상력'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영화 '인터스텔라'는 우주의 한계를 뛰어 넘은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인터스텔라'는 '우주로 떠난 놀란'이라는 타이틀답게 많은 시간을 우주에서 보낸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붕괴된 미래에서 세계는 식량난에 빠지고, 인간은 지구를 떠나 우주 어느 곳에 새로운 터전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농부가 아니면 쓸모없는 사람 취급을 받던 어느 날 두 아이의 아버지 쿠퍼(매튜 맥커너히)는 인류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떠난다.
쿠퍼가 우주로 떠난 뒤부터는 과학에 상상력을 더했다. 웜홀 이론이 펼쳐지고, 시간의 상대성이 등장한다. 미지의 세계였던 블랙홀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상상만으로 머릿속에 그려낸 것들이 이미지화를 거쳐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는 것이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이론들과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들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또 매끄럽다.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 상영관 밖을 나가서 당장 확인할 수 있는 사실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곧 다가올 수 있는 미래처럼 사실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운 이론이지만 시각적으로 보여주니 흥미롭고 받아들이기도 수월하다. 한 행성의 한 시간이 지구의 7년이라는 것은 쿠퍼의 아이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여주고, 4차원의 웜홀은 우주선을 뚫고 들어오는 미지의 존재로 보여준다.
'인터스텔라'에 등장하는 것은 이런 경이로운 상상력과 과학적 지식이 전부는 아니다. 시간에 상대성이 존재한다면 인간의 감정은 절대성으로 표현된다. 아버지와 아들, 아버지와 딸과 같은 가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남자와 여자, 이성간의 사랑 역시 절대적이다. 절대적인 사랑은 믿음을 주고 '말로 표현하기 힘든' 확신을 갖게 만든다. 이것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사랑의 절대성이다.
이런 사랑의 절대성은 영화의 근본이기도 하다. 쿠퍼가 지구에서 우주로 떠나는 이유 역시 아이들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인터스텔라'의 제작자 엠마 토머스는 "넓게 봤을 때 '인터스텔라'는 우주를 탐험하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이지만, 그 중심에는 한 아버지와 아이들 사이의 감성적인 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다. 가족 내에 존재하는 사랑, 책임과 희생에 대한 의식, 타인에 대한 깊은 유대감을 이야기 하는 영화"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쿠퍼 역을 맡은 매튜 맥커너히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할 때 오는 흥분과 역동성을 언급하면서도 "놀란 감독의 영화에서는 인간애를 느낄 수 있어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며, 아멜리아 역을 맡은 앤 해서웨이 역시 놀란의 영화들이 장엄한 영웅 서사를 인간적 차원에서 다룬다는 점에 동의를 표했다.
극장에서 '인터스텔라' 속 방대한 우주와 미지의 세계, 상상력의 한계 등에 감탄을 했다면, 영화가 끝난 뒤 스크린을 등지고 밖으로 나왔을 때는 근본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것이 '인터스텔라'의 미덕이다. 이것이 '인터스텔라'가 여타의 SF 모험 영화와 다른 점이다.
'인터스텔라'는 세계적 물리학자 킵 손이 발표한 웜홀을 통한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희망을 찾아 우주로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2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69분.
[영화 '인터스텔라' 스틸컷.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