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넥센 히어로즈에겐 그야말로 치명적 패배였다. 시리즈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갈 수 있는 경기를 내줬으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마저 무너진다면 벼랑 끝에 몰린다.
넥센은 전날(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서 1-3으로 졌다. 7회까지 1-0 리드를 유지했으나 8회초 치명적인 콜플레이 미스로 동점을 허용했고, 9회초 삼성 박한이에 투런 홈런을 얻어맞아 고개를 숙였다.
역전패 과정이 좋지 않았다. 1-0으로 앞선 8회초 2사 1루 상황서 삼성 이승엽이 평범한 뜬공을 쳤으나 중견수 이택근과 유격수 강정호, 2루수 서건창의 콜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평범한 뜬공은 안타로 둔갑했고, 스타트가 빨랐던 1루 대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아 순식간에 동점이 됐다.
이닝을 끝낼 상황에서 동점을 내준 충격파는 컸다. 손승락이 추가 실점 없이 9회초 2아웃까지 버텼으나 바뀐 투수 한현희가 야마이코 나바로에 볼넷, 박한이에 투런포를 얻어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9회말 공격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 넥센은 뼈아픈 패배에 울었다. 7전 4선승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불리한 조건에 놓인 넥센이다.
최악의 조건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을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 이날 넥센 선발은 오재영이었다. 올 시즌 21경기 5승 6패 평균자책점 6.45. 삼성전 2경기에서는 1패 평균자책점 27.00(4이닝 12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11승에 넥센전 평균자책점 2.70으로 강했던 장원삼과의 선발 맞대결은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 오재영의 5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앞세워 잡은 승리 기회가 날아갔다. 게다가 조상우-손승락-한현희로 이어지는 '조한손 트리오'를 다 쓰고 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경기 후 "오늘 경기는 소득이 없다. 쓸것 다 쓰고 졌기 때문에 속상하다. 야구는 생각대로 안 되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9일 4차전 선발은 밴 헤켄이다. 삼성 J.D 마틴과 맞대결한다. 지난 4일 1차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 호투한 밴 헤켄은 당시 96구를 던진 뒤 사흘만 쉬고 등판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한국시리즈 팀 타율이 1할 6푼 5리로 부진하다 보니 밴 헤켄이 무너지면 방법이 없다. 믿었던 서건창(타율 0.083), 박병호(0.111), 강정호(0.100)가 동반 부진에 빠진 데다 2, 3차전서 각각 1점씩만 뽑아내는 빈공에 시달린 넥센이다. 밴 헤켄이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은 "일단 잘 던져야 한다. 에이스다"며 "밴 헤켄은 지금까지 무리하지 않았다. 3일 로테이션이 처음이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전날 각각 38구, 33구를 던진 조상우와 손승락에 대해서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30구 이상 던질 수 있도록 준비했다. 내일(9일) 1이닝씩은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어깨가 무거워진 밴 헤켄이 "4차전 이기고 동등한 위치를 만들겠다"던 염 감독의 바람에 응답할 수 있을까.
[넥센 히어로즈 앤디 밴 헤켄.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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