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연패’ kt·전자랜드, 반등 못하면 6강도 장담 못한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8연패.

공동 최하위로 추락한 kt와 전자랜드. 하락세가 심상찮다. 1라운드 중반 이후 나란히 8연패에 빠졌다. 3승9패. 최근 두 팀의 경기는 너무나도 꼬인다. kt는 8연패 기간 10점차 이상의 완패가 5번이었다. 전자랜드는 10점차 이상의 완패가 3번. 접전상황서 스코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두 팀은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서 맞붙었다. 5차전 명승부 끝에 kt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눈에 띄는 스타는 거의 없지만, 조직적이고 끈끈한 경기내용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모습은 지난 시즌과는 전혀 다르다. 시즌 직전 외국인선수(레더-로드) 맞트레이드를 단행했으나 달라진 건 없다. 2라운드 초반이지만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두 팀은 닮은 부분이 많다. 추락 이유 역시 비슷한 부분이 있다.

▲ 사라진 구심점

kt와 전자랜드는 현재 구심점이 사라지거나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봄 6강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돌아보자. 조성민시리즈였다. 전자랜드는 조성민을 막기 위해 김상규 함준후 차바위 등이 치열한 스위치디펜스를 했다. 조성민은 스크린을 받는 것조차 힘겨웠다. 찰나의 틈을 뚫고 결정포를 성공하면 kt가 이겼고, 반대의 경우 전자랜드가 이겼다.

그러나 지금 kt에는 조성민이 없다.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다. 복귀시점은 기약할 수 없다. 조성민이 빠지면서 kt 공격력이 둔화됐다. 조성민으로부터 파생되는 전태풍, 외국인선수들과의 2대2 공격이 사라졌다. kt에는 조성민 외에 승부처에서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득점해줄 선수가 없다. 조성민이 사라지면서 그 약점이 고스란히 부각됐다. 이런 상황서 마커스 루이스는 기량 미달로 판명났고 찰스 로드는 예나 지금이나 기복이 심하다. 전태풍이 조성민 역할을 해야 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진다. 대체 외국인선수 에반 블락을 찍었으나 역시 기량이 KBL을 뒤흔들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72.8실점으로 최소 5위. 신장과 테크닉에서 우월하지 않지만, 기본은 해내고 있다. 그러나 득점은 68.3점으로 최하위. 득점력이 너무나도 떨어진다.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의 팀. kt와 마찬가지로 국내선수들의 역량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 주로 포웰에게서 파생되는 플레이로 공격에 임한다. 그런데 포웰이 올 시즌 신통찮다. 전자랜드 역시 70.0점으로 득점 8위에 불과하다. 포웰은 최근 두 시즌 18.4점, 18.2점을 올렸으나 올 시즌은 15.8점에 불과하다. 플레이 습관이 다른 팀에 많이 노출됐다. 집중마크를 뚫는 힘이 떨어졌다. 팀 전체의 공격 효율성 약화로 이어졌다. 테런스 레더와 출전시간을 양분하고 있지만, 레더 역시 예전의 위력은 아니다. 태생적으로 높이가 약한 상황. 공격이 뻑뻑할 수밖에 없다. 또 전자랜드는 지난 시즌과는 달리 76.8실점으로 최다 2위다. 특유의 톱니바퀴같은 스위치디펜스와 격렬한 대인마크가 약화됐다. 지난 시즌 72.8실점보다 4점을 더 내줬다. 전자랜드는 kt와는 달리 돌아올 선수도 없다.

▲지금 반등 못하면 위험하다

올 시즌 판도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모비스와 오리온스, 동부, SK가 4강구도를 형성했다. 그 뒤를 LG와 KCC가 쫓고 있다. 삼성과 KGC인삼공사가 kt와 전자랜드에 1~2걸음 앞섰다. 이런 상황서 kt와 전자랜드가 8연패에 빠지면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두 팀은 4위 SK에는 4.5경기로 제법 멀어졌다. 6위 KCC에는 단 2경기 뒤진 상황.

아직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을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반등하지 못하고 추락이 이어질 경우 6강을 장담할 수 없는 것도 분명한 사실. 상위권 4강은 확실한 강점을 바탕으로 팀 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했다. 어지간해선 추락할 팀들이 아니다. 선두 모비스는 이대성이 복귀하고 함지훈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경기력이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오리온스는 히든카드 김동욱이 본격 합류했고 김도수마저 정상 가세하면 빅 라인업이 더 강해질 수 있다. 동부는 윤호영의 본격 합류로 특유의 3-2 지역방어, 매치업 존 등 높이를 앞세운 수비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SK 역시 여전한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이 강력하다.

LG와 KCC 역시 4강을 위협할 강력한 다크호스들이다. 데이본 제퍼슨의 몸 상태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다 문태종도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다. 김종규의 업그레이드 된 활약도 여전한 LG는 5위가 어색하다. 4강 중 1팀이라도 흔들릴 경우 비집고 들어갈 힘이 충분하다. KCC도 하승진과 김태술, 타일러 윌커슨, 디숀 심스 등의 호흡이 완전치 않지만, 기본적으로 높이가 위협적이기 때문에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강해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삼성과 KGC가 조금 약하게 보인다. 그러나 KGC의 경우 오세근 효과가 어떻게 정리될 것인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반등의 기회가 있다고 봐야 한다. 결정적으로 kt와 전자랜드가 삼성과 KGC를 제친다고 해서 6강을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위에 열거한 6팀 중 최소 1팀을 끌어내려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6강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 반등하지 못할 경우 위험해진다. 벤치의 결정적인 승부수가 필요하다.

[kt 선수들(위), 전자랜드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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