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4인방 전쟁이다.
10일부터 잠실구장으로 장소를 옮기는 한국시리즈. 최종 5~7차전은 결국 삼성 베테랑 4인방과 넥센 MVP 후보 4인방의 대혈투 결과가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들 4인방이 제 몫을 해준 팀이 웃었고, 그렇지 못한 팀이 좌절했다. 깜짝 스타도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두 팀의 핵심멤버들이 제 몫을 해줘야 경기가 잘 풀린다.
삼성 베테랑 4인방(진갑용 임창용 이승엽 박한이)은 풍부한 단기전 경험을 바탕으로 극한의 승부처에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왔다. 넥센 MVP 후보 4인방(박병호 강정호 서건창 밴헤켄) 역시 플레이오프부터 이번 한국시리즈까지 존재감을 뽐냈다. 결과를 떠나서 서로가 두 4인방을 극심하게 경계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 두 4인방도 결국 한 쪽만 웃는다.
▲밴헤켄>베테랑 4인방
이번 한국시리즈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역시 넥센 에이스 밴헤켄. 2007년 다니엘 리오스 이후 7년만에 정규시즌 20승 고지에 오른 밴헤켄은 1차전 6이닝 2실점, 2차전 7이닝 1실점으로 삼성타선을 압도했다. 특히 1차전 3회 야마이코 나바로에게 투런포를 맞은 이후 6회까지 12타자, 4차전 7회 선두타자 나바로에게 솔로포를 맞기 전까지 18타자 등 2경기에 걸쳐 30타자 연속 범타 처리로 이 부문 한국시리즈 신기록을 수립했다.
밴헤켄은 삼성 베테랑 타자 3인방 이승엽(4타수 무안타), 박한이(6타수 무안타), 진갑용(1타수 무안타)에게 아직 단 1개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았다. 나바로에게 얻어맞은 홈런 2방 빼고는 완벽한 투구를 했다. 이들은 한국시리즈가 12일 7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다시 맞붙는다. 두 차례 연속 사흘 쉬고 나서는 밴헤켄의 좋은 구위 지속 여부가 최대관건. 삼성 베테랑 타자 3인방 역시 세번 연속 밴헤켄에 당할 것인지가 포인트.
▲서서히 살아나는 MVP 후보들
넥센 MVP 후보 4인방 중 밴헤켄을 제외한 타자 3명(서건창 박병호 강정호)은 상대적으로 잠잠했다. 7일 3차전까지 서건창이 12타수 1안타, 박병호가 9타수 1안타, 강정호가 10타수 1안타에 그쳤다. 강정호와 박병호가 1~2차전서 홈런 1방으로 존재감을 과시했으나 3차전까지 전반적으로는 삼성 마운드에 눌렸다.
넥센은 4차전서 타선이 폭발하며 삼성을 손쉽게 잡았다. 그러나 MVP 후보 타자 3인방의 타격감이 완벽하게 살아났다고 보긴 어려웠다. 서건창은 두 차례 출루해 모두 득점했다. 톱타자로서 제 몫을 했다. 그러나 기록은 3타수 1안타. 강정호는 4타수 무안타로 또 침묵했다. 박병호가 4타수 2안타로 회생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체적으로는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것만큼은 틀림 없다. 본래 한국시리즈서는 상대 분석이 극심하다. 이들이 견제를 받고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아직 삼성 마운드를 완벽하게 공략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넥센으로선 결국 잠실에서 상위타선 MVP 후보 3인방이 화끈하게 터져야 한다. 그래야 전체적으로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조용히 강력한 베테랑 4인방
삼성 베테랑 4인방은 밴헤켄 공략에 앞장서지 못했다. 전체적으로도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기록으로 잡히지 않는 임팩트는 있었다. 박한이는 4차전까지 14타수 1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1안타가 3차전 9회 역전 결승 투런포였다. 이승엽도 15타수 2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2안타 중 1안타가 2차전 3-0서 5-0으로 달아나는 쐐기 투런포. 결정적인 한 방이 있었다. 베테랑 본보기.
진갑용은 3~4차전서 선발출전했다. 1~2차전은 백업으로 나섰다. 타격 성적은 6타수 2안타. 그러나 투수 리드는 류중일 감독으로부터 “역시”라는 찬사를 받았다. 실제 3차전 극심한 투수전서 넥센 타선을 1점으로 봉쇄한 건 진갑용의 공이 컸다. 특히 1-1 동점이던 8회말 위기 상황서 갑작스럽게 마운드를 방문해 안지만을 격려하는 모습은 단연 베테랑다웠다. 임창용 역시 승리한 2경기서 모두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며 제 몫을 했다. 잠실에서 베테랑 4인방들의 방망이가 폭발하고 임창용이 철벽 면모를 과시한다면 삼성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살아난다.
[진갑용과 임창용(위), 밴헤켄(가운데), 박병호와 강정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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