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걸 누구보다 좋아한다. "
한화 이글스의 '명품수비' 한상훈은 김성근 감독과 함께하는 지옥훈련에 동참하지 못했다. 대신 시즌 내내 그를 괴롭히던 발목 통증과 이별을 선택했다. 김 감독과 함께 가을훈련에 참가할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완벽한 몸 상태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게 먼저였다. 지난 3일 서울 이경태 정형외과에서 왼발목 뼛조각 제거술을 받은 한상훈은 전날(10일) 퇴원했다. "3~4주 뒤에 깁스를 풀면 본격 재활에 들어간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한화와 4년 13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한상훈은 올 시즌 77경기에서 타율 2할 8푼 6리(175타수 50안타) 1홈런 21타점, 득점권 타율 3할 6푼 2리, 출루율 3할 7푼 2리를 기록했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게 옥에 티. 그러나 기존 포지션인 2루가 아닌 유격수 자리에서도 변함없는 수비력을 뽐냈다. '명품수비'라는 애칭에 걸맞은 활약으로 내야 안정화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플라이볼을 처리하던 중 정근우와 충돌해 발목을 다쳤고, 결국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8월 9일 1군에 복귀했지만 발목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뛰었다. 통산 1,000경기 출장 기록까지 달성했다. 9월 이후에는 타율 3할 4리(23타수 7안타)로 살아났고, FA 첫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러나 후유증이 남아 있었고, 내년 시즌을 위해 수술을 결정한 것.
한상훈은 10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오늘 퇴원했다. 3~4주 뒤에 깁스를 풀면 본격 재활에 들어갈 것이다. 몸이 근질근질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캠프는 내가 가고 싶다고 가는 것도 아니고, 가기 싫다고 안 갈 수도 없다"고 웃으며 "감독님께서 결정하실 것이다"고 덧붙였다.
재활 기간은 약 3개월. 한상훈은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빨리 재활을 마치겠다는 생각이다. 첫 번째 목표는 당연히 스프링캠프 합류. 한상훈은 "유니폼이 더러워진 선수들의 훈련 사진을 보면 미안한 마음도 들고, 빨리 운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한상훈은 그라운드에서 흙범벅이 될 때까지 운동하는 걸 누구보다 원하고 있었다. 한상훈은 "유니폼이 더러워지는 걸 누구보다 좋아한다"고 강조했다. "노력해서 이 정도다. 노력하지 않았다면 살아남지도 못 했을 것"이라고 밥먹듯이 말하는, '노력의 아이콘'다운 한마디였다. 이어 "빨리 운동하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하다. 답답해 죽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어느 정도 됐다고 서두르면 또 다칠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 초점을 맞추면서 서두르지 않고, 순리대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훈은 김 감독 부임 당시 "김성근 감독님과 꼭 함께 해보고 싶었다. 하고 싶었던 야구를 마음껏 해보겠다"며 "많은 분이 나와 잘 맞는 감독님이 오신 것 같다고 축하해주셨다. 제대로 해보고 싶은 마음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노력의 아이콘'으로 통하는 한상훈에겐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당장 함께하지 못하는 건 아쉽지만 조용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선수들의 훈련 사진을 보면 얼굴은 찡그리고 있지만 참 신나 보인다. '누가 이기나 한번 해보자'는 마음가짐이 느껴진다. 이제 진짜 야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고참으로서 함께 하지 못하는 게 미안하다. 하루빨리 그라운드에서 같이 땀을 흘리고 싶다."
[한화 이글스 한상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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