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이광기 "죽음과 관련된 시나리오, 아내가 출연 만류했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배우 이광기가 자신의 아내가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출연을 만류했다고 털어놨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에서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제작발표회가 열려 배우 조재현, 이광기, 임호, 김상규, 이지현, 최희진, 권진, 박춘근 작가, 김낙형 연출가 등이 참석했다.

이미 '민들레 바람되어' 2011년 공연에 출연한 바 있는 이광기는 당시 "조재현에게 '연기 한번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고 대본을 받아 내용을 듣고 두려웠다"며 "사실 그때 내 상황이 모든 걸 내려놓은 채 어려웠고 마음 속으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또한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죽음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오냐'고 하더라"며 "아내 몰래 대본을 읽어봤는데, 메시지도 정말 좋고 부부의 이야기가 따뜻했다.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가 함축해서 한마디로 '부부 관계 회복'이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많은 분들이 '회복'이란 단어에 몸으로는 익숙하지만 마음으로는 메말라 있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이 만족스러워 하고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면서 뿌듯했다. 연인이든 부부든 들어올 때는 손을 안 잡고 들어왔다가 공연 후 손을 잡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연극 잘했구나' 싶었다. 저 또한 위로 받고 회복됐다"고 전했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살아있는 남편과 죽은 아내의 대화란 독특한 구성. 2008년 초연 시 창작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전회 매진의 인기 끈 바 있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남자 안중기 역에 조재현, 이광기, 임호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젊은 모습을 간직한 채 남편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여자 오지영 역은 최희진, 권진이 맡고,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 멋쟁이 할아버지는 이한위, 김상규, 바람둥이 남편 생각만 하면 울컥하는 할머니는 황영희, 이지현이 연기한다.

KBS 1TV 드라마 '정도전'의 주역들이 출연해 관심이 쏠린 작품. 12월 12일부터 2015년 3월 1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 = 수현재컴퍼니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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