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KBS 1TV 드라마 '정도전'의 주역들이 연극 무대에서 뭉친다.
'정도전'에서 소위 '명품 연기'를 보여준 배우 조재현, 이광기, 임호가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의 남자주인공 안중기 역에 트리플 캐스팅됐다. '민들레 바람되어'는 살아있는 남편과 죽은 아내의 대화란 독특한 구성의 작품으로 2008년 초연 시 창작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전회 매진의 인기를 끈 바 있다. 2009년, 2011년 앙코르 공연을 거쳐 오는 12월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1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DCF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조재현은 "'정도전'을 촬영하면서 특히 임호, 이광기랑 같이 나오는 분량이 많았다. 연극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다가 출연을 제의했고 같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미 '민들레 바람되어' 2011년 공연에 출연한 바 있는 이광기는 당시 "조재현에게 '연기 한번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제의를 받고 대본을 받아 내용을 듣고 두려웠다"며 "사실 그때 내 상황이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로 어려웠고 마음 속으로 힘들었던 상황이었다"고 고백했다.
이광기의 아내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 죽음과 관련된 시나리오가 오냐"며 남편의 출연을 만류했으나, 이광기는 "아내 몰래 대본을 읽어봤는데, 메시지도 정말 좋고 부부의 이야기가 따뜻했다"며 출연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또한 "관객에게 주는 메시지가 함축해서 한마디로 '부부 관계 회복'"이라면서 "이 시대의 많은 분들이 '회복'이란 단어에 몸으로는 익숙하지만 마음으로는 메말라 있다고 생각했다. 관객들이 만족스러워 하고 행복해 하는 표정을 보면서 뿌듯했다. 연인이든 부부든 들어올 때는 손을 안 잡고 들어왔다가 공연 후 손을 잡고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연극 잘했구나' 싶었다. 저 또한 위로 받고 회복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임호는 조재현, 이광기와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관객들이 세 배우가 하나의 역할로 하는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제가 잘할 수 있는 매력으로 연기하면 임호만의 매력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세 배우의 연기를 다 봐야 연극을 제대로 본 것'이란 평이 나올 수 있다면 정말 뿌듯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이광기 역시 "안중기의 기본 베이스는 약간 철없는 따뜻한 남편이다. 세 배우 모두 철없어 보이지 않나. 그래도 따뜻한 남자들이다"고 너스레 떨며 "세 배우가 같은 역할이지만 본인들이 가진 연기 호흡이 있다. 호흡이 다르기 때문에 각기 다른 연기를 보면 디테일하게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조재현은 '정도전'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정도전(조재현)과 정몽주(임호)가 마치 연인처럼 찍은 적이 많다. 어떤 사이트에선 우리 둘을 커플이라고 얘기하더라"면서 "임호와 원래 친했지만 '정도전'으로 더욱 돈독해졌다. '정도전'을 끝나고도 같이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임호의 출연을 환영했다.
그러면서 조재현은 "많은 연극들이 있지만 국내 작가가 쓴 순수 창작물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공연되는 경우가 드물다. '한번 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시도했지만, 첫 공연 전까진 '우리의 의도처럼 관객들이 사랑해줄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첫 공연날 배우들이 정말 많이 놀랐다. 관객들의 반응을 걱정했는데,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많이 웃어주고 또 생각보다 더 많이 우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그 첫 공연의 힘으로 앙코르 공연을 하고 이처럼 다시 만날 수 있었다"고 '민들레 바람되어'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민들레 바람되어'에선 아내를 향한 그리움을 간직한 남자 안중기 역을 조재현, 이광기, 임호가 맡았고, 젊은 모습을 간직한 채 남편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여자 오지영 역은 최희진, 권진이 연기한다. 뒤늦게 아내의 소중함을 깨닫는 멋쟁이 할아버지는 이한위, 김상규, 바람둥이 남편 생각만 하면 울컥하는 할머니는 황영희, 이지현이 연기한다.
12월 12일부터 2015년 3월 1일까지 대학로 수현재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배우 조재현, 이광기, 임호(위 왼쪽부터),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포스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수현재컴퍼니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