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우리도 외국인선수 때문에 우승 좀 했다는 소리 듣고 싶다.”
11일 넥센을 꺾고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를 차지한 삼성. 지난해와 올해 결정적 차이점이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었다. 올해 특급 에이스로 거듭난 릭 밴덴헐크도 지난해까진 평범한 투수였다. 또 다른 외국인투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너무 좋지 않았다. 뒤늦게 영입한 에스마일린 카리대는 최악이었다. 그럼에도 통합 3연패를 달성한 게 대단했다.
류중일 감독 부임 첫 해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가 맹활약했다. 2012년에도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이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지난해 외국인선수 농사 실패로 올 시즌 외국인선수 영입 작업이 매우 중요했다. 류중일 감독은 2013시즌 도중 “외국인선수 복 좀 봤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라고 할 정도로 좋은 외국인선수 고르기에 혈안이 됐다. 사실 류 감독 부임 이후 좋은 외국인투수들이 들어왔지만, 류 감독이 원하는 건 특급에이스였다.
일단 2013년 한국야구 적응기를 가진 밴덴헐크가 올 시즌 에이스로 거듭났다. 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한 차례 1군 말소됐는데, 카도쿠라 켄 코치와 함께 투구 밸런스를 재조정했다. 팔 높이가 올라가면서 위에서 내리꽂는 투구가 가능해졌다. 강속구가 동반됐고 제구력도 향상되면서 국내 최고 외국인투수로 거듭났다. 밴덴헐크는 올 시즌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180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밴덴헐크는 한국시리즈서도 1선발로 나서서 2경기서 제 몫을 톡톡히 했다.
밴덴헐크에 가렸지만, J.D. 마틴 역시 수준급 투구를 했다. 마틴은 9승6패 평균자책점 4.78을 기록했다. 밴덴헐크에 비해 구위와 제구 모두 조금씩 좋지 않다. 그러나 보통의 것과 궤적이 다른 슬라이더와 커브, 컷패스트볼을 구사하며 완급 조절하는 능력이 있었다. 초반 위기만 잘 극복하면 평균 이상으로 던지는 스타일. 나름대로 삼성의 시즌 중 고비에 꼬박꼬박 승수를 챙겼다. 다만 마틴은 한국시리즈 4차전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삼성에 가장 든든했던 존재는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였다. 나바로는 올 시즌 9개구단이 일제히 영입한 외국인타자 중 스펙은 가장 떨어졌다. 그러나 막상 시즌에 돌입하자 맹활약했다. 반짝활약이 아니었다. 시즌 내내 꾸준한 활약을 했다. 별 볼일 없는 메이저리그 경력이었지만, 나바로는 누구보다도 한국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진지했다. 그리고 한국투수에 대한 연구를 끊임없이 했다. 나바로는 올 시즌 타율 0.308 31홈런 98타점 118득점 25도루를 기록했다. 어지간한 4번타자보다 더 좋은 결정력과 장타력을 발휘했다. 득점권타율 0.407로 리그 1위.
나바로는 한국시리즈서도 맹활약했다. 특히 2차전과 4차전서 넥센 에이스 밴헤켄에게 결정적 홈런포를 뽑아냈다. 한국시리즈서만 4개의 홈런을 뽑아냈다. 이승엽~박해민~이지영~김상수가 출루와 진루타를 기록한 뒤 나바로가 해결하는 득점루트는 삼성에선 일반적인 득점루트가 됐다. 나바로는 삼성의 약점이었던 톱타자-2루수를 단숨에 메워내며 국내 최고의 외국인타자로 거듭났다. 외국인선수 덕을 톡톡히 본 삼성. 사상 첫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결정적 원동력이었다.
[삼성 외국인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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