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김진성 기자] 위대한 베테랑들이었다.
삼성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모든 선수가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 결과다. 삼성 야구는 선수 1명 빠진다고 해서, 더해진다고 해서 쉽게 그 색채가 변하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 역시 항상 최고 수훈 선수 몇 명을 꼽는 것에는 주저한다. 어느 1명 꼽을 수 없이 제 역할을 해줬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선수는 삼성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그래도 이번 한국시리즈 4연패 과정에서 가장 돋보인 선수들은 역시 베테랑들이었다. 팀내 최고참 진갑용(40), 넘버2 이승엽-임창용(38), 박한이(35), 배영수(34) 모두 제 몫을 해내면서 삼성야구의 뼈대를 지켰다. 이들이 없었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 완성은 불가능했다. 역시 한국시리즈 같은 극심한 상대분석, 에너지 소모가 이뤄지는 무대서는 베테랑들의 노련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4연패 과정에서 삼성의 베테랑들이 단연 제 몫을 했다. 박한이와 이승엽은 타율은 낮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해냈다. 2차전 3-0서 5-0으로 달아난 투런포를 친 선수는 다름 아닌 이승엽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2차전 직전 “우리는 이승엽이 쳐주면 이긴다”라고 했는데, 결국 이승엽이 이름값을 해낸 순간. 이승엽의 그 홈런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홈런(14개) 신기록이기도 했다.
또한, 박한이는 3차전 히어로였다. 0-1로 뒤진 9회초 2사 1루서 한현희의 직구를 걷어올려 중월 역전 결승 투런포를 친 것. 박한이는 5차전서는 결정적 호수비로 존재 가치를 높이기도 했다. 박한이는 한국시리즈 통산득점(36), 안타(50), 타점(27), 루타(72), 사사구(39) 부문에서 최다 기록을 세운 선수로 기록됐다. 박한이는 포스트시즌 통산 득점(50), 2루타(13), 타점(38), 사사구(52) 역시 최다 기록 보유자로 기록됐다.
임창용과 진갑용 역시 제 역할을 해냈다. 임창용은 2차전과 3차전 1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3차전서는 박한이의 9회 역전 투런포를 잘 지켜내면서 2점차 상황서 세이브를 올렸다. 임창용은 2007년 구대성(38세2개월10일)의 최고령 포스트시즌 세이브 기록을 38세5개월3일로 경신했다. 또 임창용은 해태 시절이던 1997년 10월 23일 LG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17년만에 한국시리즈서 세이브를 따냈다. 포스트시즌 세이브는 2004년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이후 10년만이었다.
진갑용 역시 2~3차전 선발, 1차전, 4~6차전 백업 멤버로 출전해 제 몫을 해냈다. 진갑용은 이날 교체 출전해 한국시리즈 최다 59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웠다. 진갑용은 기록보다도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덕아웃 리더 역할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투수들의 심리적 안정감을 배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삼성은 21세기 들어 2001년, 2002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10년~2014년까지 10차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2001년, 2004년을 빼면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진갑용, 박한이, 배영수는 고스란히 이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한 인물들이다. 임창용과 이승엽은 일본 생활을 오래하느라 삼성의 21세기 한국시리즈 역사를 모두 함께하진 못했으나 타국과 국가대표팀 등 경험이 풍부하다.
베테랑들의 경험은 오직 삼성만 갖고 있는 무기다. 박한이는 미디어데이서 “한국시리즈만 10번째다. 이런 선수도 잘 없을 것”이라고 했는데, 박한이 말대로 한국시리즈에 10번 나가본 선수는 흔치 않다. 삼성 베테랑들은 확실히 단기전을 풀어가는 능력이 탁월했다. 넥센에 없는, 오직 삼성만 갖고 있는 경쟁력이자 유산이다.
[삼성 베테랑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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