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부산은 과연 '야구의 도시'였다. 부산이 낳은 '불세출의 투수' 故 최동원의 이름이 담긴 '최동원상'이 제정됐고 그 첫 번째 시상식이 11일 부산에서 열렸다.
이날 부산은행 신축본점 대강당에는 수상자인 양현종(KIA)을 비롯해 야구인들은 물론 팬들까지 함께 하면서 500여명에 가까운 참석자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최동원의 어머니 김정자 여사는 "순수 자발적인 시민의 마음에서 시작해 감격스러운 상을 시상하는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자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가슴 벅찬 자리인지 형용하기 어렵다"고 감격을 표했다.
박영길 전 롯데 감독도 감격에 젖기는 마찬가지였다. 박 전 감독은 기념사를 위해 무대 위에 올랐다. 그는 참석자로 가득한 대강당을 바라보며 "부산 시민이 정말 대단하다. 부산 출신 야구인으로서 정말 감격했다. 역시 부산은 야생야사란 도시임을 절실히 느꼈다"라고 입을 열었다.
"최동원은 위대한 투수였다"고 고인을 추억한 박 전 감독은 "1984년은 내가 삼성에서 코치로 있을 때였다.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기진맥진하는 최동원을 보고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싶었다. 사실 아마추어 롯데 시절 코리안시리즈에서 전 경기를 던져 연투 능력을 보여준 선수이지만 유두열의 3점 홈런이 나오자마자 마운드에 선 최동원을 보고 깜짝 놀랐다. 마치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굉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고 최동원의 가장 위대한 순간으로 남은 1984년을 돌아봤다.
이어 "야구인으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는 그는 "부산 시민들이 롯데 야구단을 통해서 일희일비한다. 오늘(11일) 신임 사장, 단장님도 참석하셨는데 지금 대단히 어려운 것을 알고 있다"고 최근 '내홍'을 겪은 롯데를 언급했다. 롯데는 새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선수단이 거부했다는 소문이 돌아 파문을 낳았으며 지난 시즌 중에는 원정 숙소에서 CCTV로 선수들을 감시한 사실이 드러나 적잖은 충격을 줬다.
이날 롯데는 아직 취임식도 하지 않은 이창원 신임 대표이사, 이윤원 신임 단장을 비롯해 이종운 신임 감독과 강민호, 송승준, 황재균, 박준서, 김승회, 강영식 등 주요 선수들도 참석했다. 이종운 감독은 "롯데 감독으로서 당연히 와야 하는 자리"라고 했다.
'구도' 부산을 대표하는 팀이 롯데이기에 최근 일련의 사태를 바라본 원로 야구인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이 적지 않을 터. 박 전 감독은 "롯데가 낳은 불세출의 투수인 최동원에 부끄럽지 않은 제 2의 탄생을 하길 바란다. 고인의 뜻을 기리면서 자이언츠가 좀 더 나은 팀이 되고 무궁한 발전을 하길 기대하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최동원.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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