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역시 깜짝 스타가 나와야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
kt가 기량 미달의 마커스 루이스를 퇴출하고 영입한 에반 브락. 12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창진 감독은 경기 전 “10분~12분 정도 뛰게 할 것”이라는 기용 방침을 밝혔다. 어차피 kt 메인 외국인선수는 찰스 로드. 로드가 30분, 브락이 10분 정도 소화하는 게 효율적이다.
kt는 이날 전까지 8연패를 당했다.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최하위. 브락 카드로 반전을 노리는 듯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여니 양상이 달랐다. kt는 예상을 뒤엎고 삼성을 압도한 끝에 시원스럽게 8연패 사슬을 끊었다. 주인공은 브락이 아니었다. 단신가드 이재도였다. 이재도는 선발출전해 3점슛 4개 포함 무려 28점을 기록했다. 전반전에만 16점으로 kt 흐름을 확실히 이끌었다. 이재도는 이날 전까지 10월 17일 동부전, 19일 SK전서 6점을 기록한 게 최다득점이었다.
사실 삼성이 이재도 수비를 간과한 탓이 컸다. 이정석과 김태주는 상대적으로 전태풍 수비에 전력을 다했다. 테크닉만큼은 여전히 KBL 최정상급인 전태풍 봉쇄는 상대팀으로선 매우 당연하다. 스러나 전태풍에게 너무 집중하다가 이재도를 놓쳤다. 또 이날 kt의 빠른 패스플레이가 매우 돋보였다. 단순히 찰스 로드에게 볼을 넣어줬다가 나오는 공으로 공격을 한 게 아니라 포스트에서 외곽으로, 외곽에서 스크린을 받고 다시 외곽으로 이동하는 볼 흐름 자체가 매우 좋았다.
이재도의 득점은 대부분 그런 상황에서 나왔다. 팀 공격 밸런스와 경기 흐름 장악 차원에서 매우 영양가 높은 득점. 삼성은 후반 들어 이재도를 적극적으로 봉쇄했다. 그러자 전태풍의 움직임이 살아났다. 이런 현상이 나오는 건 그만큼 삼성 수비 조직력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삼성은 무리한 슛 셀렉션이 잦았다. 이동준과 김준일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008-2009시즌에 이어 6시즌만에 돌아온 브락의 복귀전은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삼성은 브락의 친정팀이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kt 시스템이 로드 위주인데다 로드를 중심으로 한 kt 공수시스템이 안정적이었다. 때문에 브락이 승부처에서 어떤 활약을 하는지 확인할 기회가 사실상 없었다. 일단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다만 kt로선 이재도처럼 펄펄 나는 선수가 있다면, 브락이나 로드도 훨씬 편하게 농구를 할 수 있다. 그동안 kt가 부진했던 건 조성민이 부상으로 장기결장하면서 너무 전태풍 위주로 팀 공격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전태풍을 제외하고 좋은 테크닉을 갖고 있는 선수들도 없는 상황. 결국 전태풍이 집중수비에 막히면서 패배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런 점에서 이재도의 깜짝 활약은 의미가 있었다. kt의 불안한 밸런스를 바로잡는 역할을 했다. 그럴 경우 당연히 골밑의 브락도 KBL 적응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로드의 부담이 줄어드는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여전히 객관적 전력이 약한 kt에서 이날 이재도처럼 깜짝 활약하는 선수가 꾸준히 나올 수 있느냐다.
[이재도. 사진 = 잠실실내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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