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완주 안경남 기자] 전북 현대서 3번째 K리그 우승을 일궈낸 ‘봉동이장’ 최강희 감독과 ‘라이언킹’ 이동국의 첫 만남은 특별했다.
‘봉동이장’과 ‘라이언킹’은 전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중 하나다. 그만큼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은 뗄 수 없는 특별한 관계가 됐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동국은 이제 감독과 선수 관계가 아니라 가족과 같은 관계가 됐다”며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두 사람의 첫 만남도 평범하진 않았다. 시간은 2005년 8월 2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강희 감독은 전북 지휘봉을 잡고 데뷔전을 치렀다. 상대는 포항이었고 25살 이동국이 전북 골문을 겨눴다. 그리고 이동국은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쐐기골을 터트렸고, 최강희 감독은 데뷔전서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최강희 감독은 당시 이동국이 골을 넣을 걸 기억하지 못했다. 그는 12일 전북 완주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서 “이동국이 그때 포항에 있었어요?”라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걸 알았다면 영입 안 했을 텐데”라고 웃으며 “기억에 전혀 없다”고 했다. 반면 최강희 감독 옆에 앉아있던 이동국은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웃으며 그 당시 경기를 기억하는 듯 했다.
최강희 감독은 “감독을 하면서 함께 데려와서 해보고 싶은 선수들이 있다. 이동국과는 이제 가족과 같은 관계가 됐다. 어느 순간부터 특별히 이동국에게 주문하는 것도 없다. 스스로 자기 역할을 잘해주기 때문이다. 항상 고맙다”고 말했다.
이처럼 9년 전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의 인연이 전북에서 ‘닥공(닥치고 공격)’이란 화려한 꽃을 피울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두 사람은 누구보다 끈끈한 사제관계가 됐고, 그 사이 전북은 K리그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 됐다.
[사진 = 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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