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타이트한 수비를 받고 있다.”
12일 삼성을 상대로 8연패를 탈출한 kt. 가드 이재도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2년차 이재도는 그동안 7점이 1경기 최다득점. 그러나 이날 3점슛 4개 포함 28점을 몰아쳤다. 흔히 말하는 인생경기. 전창진 감독도 “재도가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하지만, “선수를 1경기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오늘 같은 경기를 매 경기 해야 국가대표 감독이 뽑지 않겠나”라고 했다.
냉정한 평가다. 팀이 처한 현실과 개개인의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했기 때문에 가능한 코멘트. 이재도가 앞으로 28점을 꾸준히 넣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 8연패를 끊었지만, 여전히 kt 국내선수들의 공격 테크닉은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게 전 감독의 생각. 냉정히 말해 kt가 8연패 탈출을 통해 그동안 드러냈던 딜레마를 해결한 건 아니었다. 전반적인 높이가 낮은데다 조성민의 부상으로 전태풍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 삼성, 이재도를 버렸다
전 감독은 “그동안 재도가 연습을 참 열심히 했다”라고 털어놨다. 확실히 이재도의 슛 감각은 좋았다. 그런데 여기엔 삼성 수비의 문제점이 있었다. 이상민 감독은 “내 실수다. 이재도의 슛을 그냥 놔두라고 했다. 수비를 빨리 바꿨어야 했다”라고 자책했다. 삼성 이정석과 김태주는 이재도를 사실상 버리고 전태풍 수비에 집중했다.
삼성뿐 아니라 대부분 팀이 kt를 상대할 때 전태풍 집중 봉쇄를 시도한다. 이젠 나이가 들었지만, 전태풍은 여전히 1대1 테크닉이 좋고 스피드도 수준급이다. 비슷한 체격의 가드 1명쯤은 가볍게 요리한다. 때문에 상대 팀들은 다른 공격수 1명에 대한 수비를 사실상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전태풍에게 적극적으로 도움 수비를 가한다. 심지어 전 감독조차도 “내가 상대 감독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재도는 “1라운드서도 삼성은 날 버렸다”라고 했다. 삼성은 이날 수비가 전혀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전태풍을 전반전에는 5점으로 막았으나 후반전에는 12점을 내줬다. 전략적으로 버린 이재도의 슛이 폭발적으로 들어가면서 전태풍 마크마저 느슨해졌다. kt로선 경기가 잘 풀릴 수밖에 없는 날. 반대로 그만큼 kt의 현재 시스템에서 전태풍 의존도가 높다는 걸 알 수 있다.
▲ 전태풍 기복? 전창진 감독 생각은 다르다
전태풍은 확실히 기복이 있다. 올 시즌 13경기서 평균 13.5점을 해내고 있지만, 10점 미만의 경기도 4경기였다. 하지만, 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그동안 받지 못했던 타이트한 수비를 받고 있다. 무리한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국내선수들의 공격 테크닉이 떨어지는 상황. 높이도 낮기 때문에 내, 외곽의 효율적인 패스워크를 기대할 수 없다. 전태풍이 개인기를 발휘해 직접 내, 외곽 수비를 뒤흔든 뒤 골밑의 찰스 로드 혹은 다른 선수들의 외곽포 기회를 노리는 게 kt 공격 핵심. 단순한 루트다.
간판스타 조성민이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다. 전 감독은 “성민이만 있었어도 태풍이가 골밑을 파고들 때 그렇게 상대가 강하게 도움수비를 할 수 없다”라고 했다. 정교한 외곽포를 지닌 조성민과 전태풍의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다. 그러나 조성민이 빠졌고, 로드의 체력을 세이브 해줘야 할 마커스 루이스의 기량이 떨어지면서 전체적인 공격 밸런스가 완전히 깨졌다. 전태풍 의존도만 극대화됐다. 상대의 전태풍 집중마크 속에서 전태풍의 기복은 당연하다는 게 전 감독 분석.
전 감독은 “태풍이의 체력,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상대 수비가 워낙 타이트하다 보니 무리하게 슛을 던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전 감독에 따르면 무릎 수술을 받은 조성민의 복귀시점은 기약이 없다. 이재도 같은 깜짝 활약이 꾸준히 나온다는 보장은 더더욱 없다. 때문에 전태풍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올 시즌 내내 kt가 안고가야 할 과제다. 시즌 중반 이후 전태풍의 체력, 컨디션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전태풍(위). 전창진 감독(아래). 사진 = 잠실실내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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