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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정지영 감독이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다이빙벨' 외면에 씁쓸한 기색을 내비쳤다.
1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에 대한 대형 멀티플렉스의 불공정행위 규탄 및 시정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다이빙벨'의 공동 연출을 맡은 이상호 기자와 안해룡 감독, 배급사 시네마달 김일권 대표, 정지영 감독, 세월호 유가족 등이 참석했다. 이 외에도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독립영화전용관 확대를 위한 시민모임, 인디포럼작가회의,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참여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단체가 뜻을 같이 했다.
'다이빙벨' 측은 대형 멀티플렉스의 차별 행위가 노골적이라고 주장했다. 국민들과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고 개봉 이후에도 다큐 영화로는 드물게 3만관객을 돌파했지만 대형 멀티플렉스는 경기도영상위원회와 다양성영화 지원 협약에 따른 4개 스크린 배정을 제외하고는 단 한 곳의 스크린 배정도 하고 있지 않다는 것. 또 대관 신청을 거절하는 사례도 빈번하다며, 확인된 대관취소건만 15회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는 정지영 감독은 "세월호 특별법 촉구를 위해 우리 영화인들이 1인 단식을 했는데 첫 단추를 내가 끼웠다"며 "그 이후 '다이빙벨'을 봤다. '다이빙벨'은 세월호 특별법 진실을 규명하는데 상당히 중요한 첫 단추라고 생각한다. 부당하게 상영이 잘 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다이빙벨'은 언론이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새 정부의 압력 혹은 데스크의 압력에 의해 세월호 참사를 서서히 침몰 시키고 있다. 예전 같았으면 '다이빙벨' 같은 추적 프로그램이 방송사에서 여러 편 나왔을 것"이라며 "오직 '다이빙벨'만이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게 봉쇄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이어 "난 이 사태를 보며 옛날 스크린 쿼터 싸움을 떠올렸다. 말하자면 힘 있는지가 시장을 장악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이 원하면 시장을 여는 게 당연한 건데 그것을 조작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정지영 감독은 "진정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다이빙벨'을 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도와줘야 한다"며 멀티플렉스에서도 '다이빙벨'이 상영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모아질 수 있길 호소했다.
한편 '다이빙벨'은 세월호 참사 현장에 투입된 다이빙벨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지난달 23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됐다.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 논란을 불러 일으켜 주목 받은 바 있다.
[정지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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