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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원맨 프로젝트 토이의 유희열은 꽤 느긋하고 다작을 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보통 6년 꼴로 앨범을 발매하는데, 이번 신보는 조금 더 걸린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음악이 항상 어려웠던 건 아니다. 피아노 앞에서 손악보를 그리는 게 무엇보다 즐거웠던 그는 '음악이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유희열은 13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M콘서트홀에서 열린 토이 정규 7집 '다 카포'(Da Capo) 발매 기념 음감회에서 이 같이 고백하며 "'꽃보다 청춘'에서 한 그 얘긴 정말 사실이다. 음악에 대한 퀄리티라기 보단 20대 때는 피아노 앞에서 3일 밤을 샐 수 있는 열정이 있었다. 1년 내내 음악을 하면서 열정이 차고 넘쳤다. 곡을 쓰는 순간에도 가슴이 너무 뛰었다. 내가 만들어 놓고 '오! 신이시여'라고 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그게 사라졌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음악을 만드는 태도에 대한 게 컸다. 지금은 30분 정도 만들다 보면 정말 피곤해 진다. 그래서 잠깐 인터넷으로 다른 짓을 하다 보면 장바구니에 제가 뭘 담고 있고 그렇다.(웃음) 태도에서 오는 불안감이 많았다. 내가 이 곡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진짜 예전만큼 열심히 하고 있는가'라는 생각이 있었다. 거기에서 오는 불안감이 너무 컸기 때문에 시간 싸움으로 갔다. 예를 들어 지금 취업이 안 되고 있는 분들이 앞이 깜깜해 죽겠는데 도서관에서 앉아서 토익 공부를 하면 그나마 마음이 편하지 않느냐. 피아노 앞에 앉아 있으면 불안감이 사라지더라. 예전에 100시간을 했으면 그걸 채워야 만족이 되는 느낌이었다. 마치 고통을 받아야 음악이 나오는 느낌이었다. 3년 정도 시간 총량을 감당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털어놨다.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뮤지션 유희열의 고백이었기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렇다. 한 우물을 20년 파도 또 그 우물을 파는 건 분명 쉬운 게 아니었다. 그런 그가 소리 없이 찾아온 슬럼프를 이겨낸 비법은 '그래도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그 전처럼 음악과 피아노에 시간과 애정을 쏟는 거였다. 그게 의무감이건, 일말의 애정이었건.
유희열이 말했다. "그러고 나니 그 동안 작업한 한 트랙 한 트랙이 다 스쳐 지나가더라. '이 땐누구랑 했었지?', '맞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했었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니 음악들이 깊게 들려지기 시작하고, 이 음악이 세상에 어떻게 들려질 건가라는 생각보다 내 작업의 과정과 시간들이 쏟아졌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굉장히 만족스러운 앨범이 된 것 같다"
[원맨 프로젝트 토이 유희열(위) 신보 재킷 커버. 사진 = 안테나뮤직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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