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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연극 '맨 프럼 어스', 배우 이원종의 성공적인 프로듀서 데뷔다.
연극 '맨 프럼 어스'(Man from Earth)는 2007년 개봉한 동명의 영화 '맨 프럼 어스'를 원작으로 한다. 원작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새턴어워즈(The Saturn Awards) 올해의 필름상을 수상하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고 세계 SF 영화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주인공 존 올드맨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집요하게 추궁하는 동료들과의 환송회 자리에서 그가 1만 4천 년을 살아온 사람이라는 진실을 밝히면서 시작된다.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상식과 이론에 관해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반론을 제시하는 이번 연극은 대화를 통해 이루어지는 팽팽한 긴장감과 SF장르 특유의 경외감을 담아낸다.
이번 작품은 이원종의 프로듀서 데뷔 작품. 원작 영화가 가진 연극적인 특색과 흥미로운 주제에 반해 연극 제작 결심을 한 이원종은 프로듀서와 동시에 4년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하며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연출 최용훈, 작가 배삼식과 함께 손을 잡은 이원종은 데뷔작부터 훌륭한 작품 선정, 내로라 하는 중년 배우들의 섭외로 성공적인 무대를 완성시켰다.
'맨 프럼 어스'는 탄탄한 원작에서 시작된 만큼 완벽하게 짜여진 구성이 놀라울 정도. 많은 양의 대사는 촘촘하게 이어져 있고, 이는 거부감 없이 관객들 귀에 쏙쏙 박힌다. 어려울 수 있는 논리를 늘어놓고 있음에도 이는 이야기 자체를 풍성하게 하기에 더욱 흥미롭다. 이원종의 작품 보는 눈이 제대로 발휘된 셈이다.
각기 다른 전공의 교수들이 모인 만큼 이들이 쏟아내는 전문적인 지식과 이야기는 방대하다. 새로운 가설을 마주한 똑같은 상황에서 저마다 다른 스타일로 각기 다른 논리를 대입해 혼란을 느끼고 다시 논리를 정립해 가니 이 과정이 관객들에게 짜릿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성적인 교수들이 감성적으로 흔들리는 모습 역시 몰입도를 높인다.
이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어 가능하다. 특히 브라운관과 스크린, 연극 무대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재건, 최용민, 이대연, 이원종, 서이숙, 이주화, 김효숙, 정규수, 이영숙, 조경숙. 중년 배우들의 무대 위 호연은 관객들이 극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든다.
극 분위기를 쥐었다 폈다 하는 강약 조절은 말할 것도 없다. 가치관이 명확히 확립되고 자신이 연구하고 입증한 이론들이 확실한 이들이 새로운 가설로 인해 혼란스러워 하고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이는 과정이 배우들 특색에 따라 무대 위에서 팔딱 팔딱 뛰는 생생함을 전한다. 한 무대에서 이들의 여러 조합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연극 '맨 프럼 어스'는 철학적인 논리와 과학적인 지식 안에 황당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를 살짝 곁들였다. 이는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 안의 또 다른 촘촘한 이야기를 만나 더 풍성한 이야기로 완성됐다. 이원종의 작품 보는 눈이 제대로 성공했다.
한편 연극 '맨 프럼 어스'는 2015년 2월 22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공연된다.
[연극 '맨 프럼 어스' 공연 이미지. 사진 = 드림컴퍼니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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