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그럼요, 무조건 잡아야죠."
3년 연속 최하위의 불명예를 쓴 한화 이글스 선수단은 김성근 감독의 지휘 아래 일본 오키나와에서 지옥의 가을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자유계약선수(FA) 신분임에도 훈련에 자진 참석해 구슬땀을 흘리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첫 FA 자격을 획득한 김경언이다.
김경언은 올 시즌 89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3리 8홈런 52타점, 출루율 3할 9푼 7리, 득점권 타율 3할 4푼 9리 맹활약으로 한화 타선에 힘을 보탰다.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2009년을 제외하면 데뷔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며 개인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혹독한 수비훈련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각오.
실제로 김경언의 올 시즌 활약은 놀라웠다. 2001년 KIA에서 데뷔한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883경기에서 타율 2할 5푼 4리 21홈런 221타점을 기록한 게 전부였다. 최다 홈런은 5개(2005년), 타점은 46타점(2003년)이었다. 하지만 올해 이 모든 것을 갈아치웠다. 규정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출루율도 3할 9푼 7리로 4할에 가까웠다. 좌투수(상대 타율 0.317), 우투수(0.294), 언더투수(0.414)를 가리지 않은 것도 플러스.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는 FA 신청 선수 공시일인 19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경언은 무조건 잡는다는 방침이다"며 "구단 입장에서는 감독님이 팀을 꾸릴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무조건 잡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키나와 훈련 기간에 협상 테이블을 차릴 것이다. 김경언은 자진해서 훈련에 참가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신청 선수 공시 다음날인 20일부터 26일까지 원 소속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만약 일사천리로 계약이 성사된다면 김경언은 오키나와에서 계약서에 사인할 것으로 보인다. FA 신분이 아닌 '한화맨'으로 29일까지 진행되는 훈련을 마무리하게 된다.
일단 구단에서는 무조건 잡겠다고 했다. 협상 시작까지 하루 남았다. 발전을 위해 FA 신분임에도 훈련에 여념이 없는 김경언이다. 김경언은 김 감독 취임식 당일 면담에서 "꼭 함께 훈련하고 싶다"며 의지를 드러냈다고. 데뷔 14년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은 김경언의 책임감이다. 그가 내년에도 독수리 군단의 일원으로 남을 지 관심이 모인다.
[한화 이글스 김경언.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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