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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양 강산 기자] "진작 좀 잘하지..."
안양 KGC인삼공사(이하 KGC)와 사실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외국인 선수 C.J 레슬리의 때늦은 각성이 아쉽기만 하다.
KGC는 19일 안양실내체육관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2라운드 서울 삼성 썬더스와의 경기에서 85-74로 이겼다. 이날 레슬리는 14득점 6리바운드, 블록슛 2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특히 1쿼터와 3쿼터서 삼성 리오 라이온스의 골밑슛을 막아낸 것이 무척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난 듯하다.
KGC는 부산 KTF(현 KT)에서 활약했던 애런 맥기를 테스트하고 있다. 이동남 KGC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에 앞서 "내 마음은 교체 쪽으로 굳어졌다"며 "레슬리와 면담하면서 프로답게 열심히 하자고만 주문했다. 아직 어린 선수라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니 좋은 이미지를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레슬리의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올 시즌 14경기 성적은 경기당 평균 14분 7초를 뛰며 8.5득점 5.2리바운드. 외국인 선수로서 기대치에 많이 부족했다. 이 대행은 시즌 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도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여러 방법 다 써보고 있다. 본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좀체 나아지질 않았다. 팀 성적도 하위권에 맴돌고 있어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 결국 칼을 빼들었다.
이 대행은 "맥기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좋더라. 지금 몸무게가 117kg 정도로 트라이아웃 때보다 살이 많이 빠졌다"며 "한창 때와 비교하면 조금은 나이가 든 느낌이다. 그래도 한국 경험이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라고 해서 바로 되는 게 아니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적 동의서와 비자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체 전까지는 레슬리를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일단 이날은 달랐다. 외곽에 머물기만 하지 않았다. 포스트에 자주 들어갔고, 골밑 수비에도 적극적이었다. 박스아웃 시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다. '우리 레슬리가 달라졌어요'라는 말이 딱 알맞았다. 3쿼터까지 19분8초를 뛰며 14득점 6리바운드 2블록슛을 기록했다. 3쿼터 말미에는 멋진 리바운드 덩크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4쿼터에는 비록 코트를 밟지 않았지만 3쿼터까지 충분한 활약을 해주면서 팀의 연패 탈출에 일조한 레슬리다. 하지만 사실상 퇴출이 결정된 상황에서의 활약이라는 게 아쉽다. "진작 좀 잘하지"라는 한 관계자의 말에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KGC 레슬리.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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