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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지난 8월 인디듀오 십센치(10cm)의 콘서트에 갔을때, 아직 미발표곡이었던 '스토커'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알지도 못한 이 곡을 기억하게 된 건 극도의 찌질한, 일방적인 사랑의 감정이 담긴 이 곡을 부른 뒤 권정열의 '울컥' 때문이었다. 가수로서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하는 중 그의 감정을 치밀어 오르게 한 이 노래엔 무슨 사연이 있을까 생각했다. 권정열은 "사실 이 노래를 제대로 못 불렀다. 몇 번 틀리기도 한 것 같다. 저한텐 특별한 노래라 그렇다"고 설명했었다.
그리고는 3개월 만에 이 곡이 정규 3집에 실려 나오게 됐다. 지난 18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권정열은 이 곡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말했다. "우선 제가 자기 비하를 할 만큼 되게 고통스러운 짝사랑에 대한 트라우마적인 경험이 있는 것 같다. 제 개인적인 느낌이 음악적으로 극대화 됐다"며 "제가 굉장히 별 볼일 없는 시절에 별 볼일 없는 이유로 차여본 적 있다. 곡의 첫 가사인 '나도 알아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가 제일 제 마음에 와 닿는 곡이다"라고 털어놨다.
윤철중 역시 남달리 애착 가는 곡으로 '짝사랑'을 꼽았다. 그는 "'스토커' 보다는 비교적 덜 고통스러운 짝사랑이 아닌가 생각한다. 짝사랑은 아픔이 동반되지만 '스토커'라는 제목을 붙일 만큼 아픔이 있는 건. 아련하고 회상할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짝사랑'에 집착하게 됐다"며 "기타 반주가 매력적인 노래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십센치의 앨범에는 최대 히트곡 '아메리카노',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의 유쾌함이나, '스타킹', '오늘 밤에' 같은 야한 노래보다 2집 타이틀곡 '아임 파인 땡큐'의 짙은 감성과 상실된 사랑이 돋보이는 것 같다. 십센치가 이번 앨범 수록곡들에 대해 '가장 본연의 음악, 가장 잘 할 수 있는 음악'을 넣었다고 말한 만큼, 이들이 자신하는 특유의 감성을 공유하고 싶다면 '스토커'와 '짝사랑'을 꼭 들어보시길.
[인디듀오 십센치(위) 정규 3집 재킷 커버. 사진 = 매직스트로베리사운스 제공]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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