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확실히 승부처 지배력이 좋아졌다.
개막 7연승. 단 2승만 보태면 2013-2014시즌 개막 9연승과 타이. 단일시즌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에는 3연승이 더 필요한 상황. 그리 어렵지 않을 듯하다. 디펜딩 챔피언 우리은행. 올 시즌에도 초반부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몇몇 백업 멤버들이 이탈했지만, 여전히 강력하다. 나머지 5개구단이 적극적으로 저항하지만,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은행도 손쉬운 게임만 한 건 아니었다. 7경기 중 4경기가 10점차를 넘기지 못한 박빙 승부. 의외로 넉넉한 승리가 많지 않았다. 세부적인 약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우리은행 멤버 개개인의 경쟁력이 타 구단 동 포지션 선수들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다. 대신 박혜진 이승아 양지희 등 젊은 주전들은 여전히 성장하는 단계에 놓여있다. 하지만, 승부처에서의 지배력은 6개구단 단연 최고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좋아진 느낌.
▲샤데 휴스턴 합류와 변화
22일 삼성전 승리. 외국인선수 샤데 휴스턴이 친정 삼성을 상대로 강력한 집중력을 뽐냈다. 24득점하며 모니크 커리와의 매치업서 완승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가장 큰 표면적 변화.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 노엘 퀸, 사샤 굿렛 조합. 이들의 득점력이 뛰어난 건 아니었다. 그러나 퀸이 나가고 휴스턴이 들어오면서 공격력이 확실히 좋아졌다. 지난 시즌에 비해 평균득점은 0.3점(67.9점-67.6점) 떨어졌지만, 승부처에서의 득점력은 상승했다.
그런데 휴스턴은 삼성 시절과는 달리 볼 소유시간이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면서 우리은행 특유의 촘촘한 조직력에 적응했다. 위성우 감독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샤데에게 계속 혼자 하는 농구를 하지 마라고 주의를 준다”라고 했다. 일종의 기 싸움서 승리했다. 위 감독의 선수단 장악능력이 드러나는 대목. 대신 위 감독은 승부처에서 휴스턴을 무한 신뢰한다.
휴스턴은 공격력은 좋지만, 수비력은 좋지 않다. 수비력이 좋았던 퀸에 비해서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우리은행 특유의 수비조직력은 여전하다. 다른 선수들이 휴스턴의 몫까지 해내고 있다. 전주원 코치는 “공격에서 샤데가 많이 해주니까 국내선수들이 수비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박혜진도 “우리가 맨투맨을 하면서도 도움수비를 많이 들어간다”라고 했다.
결국 샤데의 합류로 승부처 득점력이 올라간 동시에 수비 약점을 메워내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구축됐다. 우리은행 특유의 풀코트, 하프코트 프레스는 여전하다. 기계적이고 적극적인 도움수비와 스위치 수비로 상대에 공간을 많이 내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승부처 지배력이 높아지면서 박빙승부서 단 1패도 허락하지 않았다.
▲성장 현재진행형
지난 시즌에 박혜진이 리그 최정상급 포인트가드로 거듭났다. 이승아와 양지희도 더 좋아지고 있다. 위 감독은 “승아가 최근 좋지 않았는데, 자신감을 찾았다”라고 했다. 삼성전 4쿼터 승부처에서 스텝이 꼬였음에도 끝까지 레이업 슛을 마무리하는 장면은 이승아의 성장을 말해준다. 3점포도 더욱 정교해졌다. 리그 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하는 이승아가 득점력까지 좋아지면 완성형 가드가 된다.
양지희는 삼성전 3쿼터 1분30초를 남겨놓고 5반칙 퇴장했다. 위 감독은 “심판 콜에 적응하지 못했다. 파울 관리가 미숙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래도 양지희는 점점 내실을 갖춘 빅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전 코치는 “포스트업을 제대로 할 줄 아는 거의 유일한 토종 빅맨”이라고 평가했다. 양지희는 파워가 좋다. 킥 아웃 패스 능력도 있다. 스크린을 받아서 던지는 중거리슛도 위력이 있다. 양지희의 이런 플레이들이 우리은행 공격 밸런스를 잡아주는 효과가 엄청나다.
삼성전서 양지희가 5반칙 퇴장한 이후 베테랑 강영숙의 건실한 플레이도 돋보였다. 이밖에 이은혜, 박언주, 김단비 등의 가세도 눈에 띈다. 이은혜는 수비력, 박언주는 외곽슛 등 확실한 장점이 우리은행 특유의 조직력과 절묘하게 결합했다. 이선화 김소니아 김은경이 빠져나갔지만, 백업도 결코 나쁘지 않다. 겉보기엔 휴스턴만 가세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통합 3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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