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추락이 심상찮다.
시즌 내내 5할 승률을 웃돌지 못했다. 최근 7연패로 5승13패. 삼성에 0.5경기 앞선 9위. 김태술과 하승진의 가세로 우승후보로 꼽혔던 KCC의 냉혹한 현주소. 시즌 초반부터 삐걱거린 KCC가 정비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승진과 박경상의 줄부상, 김태술의 부진에 김민구의 교통사고 공백도 크게 느껴진다.
KCC는 과거 슬로우스타터로 유명했다. 정규시즌에 많은 약점을 노출하면서도 4~5라운드 후반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정규시즌 3~4위를 차지한 뒤 플레이오프서 괴력을 선보였다. 그 중심엔 몸 컨디션이 올라오는 속도가 느린 하승진이 있었다. 공익근무 공백을 깨고 돌아온 하승진은 예상보다 몸 상태, 경기력이 좋다. 그럼에도 KCC는 전반적으로 너무나도 좋지 않다.
▲하승진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한다
하승진은 지난 2년간 코트에 없었다. 상무가 아닌 공익근무로 군생활을 하면서 농구공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성실한 운동으로 체중조절을 잘 했다. 오히려 군 복무 전보다 더 날렵해지면서 위력이 배가됐다. 기본적인 파워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올 시즌 평균 26분간 12.0점, 9.9리바운드. 기대이상의 성적이다. 23일 kt전서 발목부상으로 결장했으나 곧 돌아온다.
하승진(221cm)의 특성상, 그를 보유한 팀은 하승진 중심의 게임플랜을 수립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주변에서 하승진을 전혀 돕지 못한다. 우선 김태술이 부상 후유증으로 이적 첫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예전의 날카로운 패스센스가 완전히 실종됐다. 트랜지션 게임에 익숙한 김태술이 하승진 중심의 정적인 농구와 궁합도 맞지 않는 모습.
외국인선수 타일러 윌커슨과 디숀 심스도 테크닉은 뛰어나다. 이미 허재 감독 밑에서 뛰어봤기 때문에 KCC에 적응하는 건 문제가 없다. 그러나 김태술이 부진하면서 효율적 패스 게임이 실종됐다. 세밀한 패턴플레이보다 단발성 공격이 많다. 또 골밑보다 외곽에서 플레이 하는 시간이 길다. 팀 전체적인 공격 밸런스가 깨진 상태. 23일 kt전만 해도 팀 어시스트가 6개에 불과했다.
당연히 하승진 위력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환경. 하승진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트랜지션 게임 약점만 부각되는 아이러니한 실정. 그렇다고 하승진을 뺄 경우 평범한 라인업으로 변모하는 약점이 있다. KCC로선 내, 외곽을 오가는 테크니션 김민구 공백의 아쉬움이 너무나도 크다. 2라운드까지 해법을 전혀 찾지 못했다. 박경상과 하승진이 부상을 당하면서 전력 자체가 뚝 떨어졌다.
▲슬로우스타터 가능할까
일단 김태술의 부활이 필수다. 최근 KCC를 상대하는 모든 팀은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은 김태술을 집중적으로 봉쇄해 재미를 봤다. 김태술을 도와줄 수 있는 김태홍 신명호 등의 활약도 중요하다. 수비력이 좋은 신명호가 있기 때문에 김태술로선 수비 부담을 덜고 경기운영에만 전념하면 되는 환경.
그런 다음 외국인선수들, 국내 포워드진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이 부분은 하승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 허재 감독의 세밀한 역할 분배가 절실하다. 7연패에 빠진 지금은 벤치파워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 대반격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물론 하승진과 박경상의 부상 회복도 절대적으로 필요한 요소다.
현재 하위권 팀들을 살펴보면 kt와 전자랜드가 8연패, 9연패 이후 확실하게 반등에 성공했다. 5~6위에 자리매김했다. 일단 KCC로선 kt, 전자랜드와 경합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2~2.5경기 달아난 상황. 다만, KGC, LG가 서서히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를 형성한 게 변수다. 오세근의 KGC, 데이본 제퍼슨 문태종 김종규 삼각편대의 LG는 분명 전력상 하위권에 오래 머무를 팀들이 아니다. KCC로선 빠르게 정비하고 반격하지 않는 한 순위싸움이 힘겨워질 수 있다. 올 시즌에도 KCC가 슬로우스타터 기질을 증명하려면 현 시점에서 위기관리능력이 확실하게 발휘돼야 한다.
[KCC 허재 감독(위), KCC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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