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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채연 “中활동, 우여곡절 많아 울기도..시간 흐를수록 행복”
“나 나나나 난난나나나나~”
지난 2003년 화려하고 파격적인 노출 의상을 선보이며 가요계에 데뷔해, 그 다음해인 2004년 ‘둘이서’로 대히트를 친 채연. 그간 중국 활동에 집중했던 채연이 다시 국내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10년 ‘봐봐봐’ 활동을 마치고 중국 활동을 시작한 채연은 약 4년간 국내 음악 방송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기가 힘들어졌다. 지난 2011년부터 본격적을오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기 때문. 때문에 채연은 최근 SBS ‘룸메이트’에 출연하면서 god 박준형에 이어 ‘냉동인간’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다들 나를 보면 모두들 ‘너 언제 한국 들어왔니?’라고 묻곤 한다. 그런데 난 사실 한국에 있을 때가 더 많다. 중국에 상주하는게 아니었다. 단지 중국 활동에 주력해 한국 방송에 안나왔을 뿐이다. 약 3년전 중국 활동을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도 힘들었고,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활동하다보니 이도 저도 안되는 것 같아서 중국 활동에 더 집중하려 했다. 좋은 기회가 와서 중국 드라마를 연달아 3편을 찍게 됐고, 예능도 하다보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갔다.”
채연은 수년간 중국에서 활동하면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하게 됐고, 또 이해하게 됐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물론 활동이 쉽기만 한건 아니었다.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런 과정 역시 채연을 더 강하게 만들어줬고, 중국에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다.
“중국이라는 곳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방송 한번만 타도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이 많은데, 중국의 경우 땅이 넓어 TV 채널도 많다. 그렇다보니 방송에 노출됐다고 해서 유명세를 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누군가 내게 ‘중국에서 인기가 얼마나 많냐’고 물어보면 정확하게 대답하기가 어렵다. 원체 인지도를 쌓는게 어렵고 지역 마다 그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행히 난 좋은 시기에 중국 시장에 진출해 잘 자리 잡았다. 게다가 중국 요리도 잘 먹어서 살도 많이 찌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문제는 역시 언어였다. 중국어가 서툴다보니 하고 싶은 말도 못하고 의사 전달이 잘 안돼 안타까웠다. ‘아, 이 타이밍에 치고 가면 좋을텐데’ 싶은데 막상 말이 안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중국어를 조금 더 빨리 공부했으면 좋았을텐데, 후회가 남는다.”
일각에서는 채연이 중국을 뒤흔들 만큼 막강한 인기를 자랑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채연은 “절대 아니다”라며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또 일부 연예인의 경우 중국 진출로 수백억의 수익을 얻었다고 전해지곤 했는데, 채연은 이와 관련해서도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돈을 벌기위해 중국에 간게 아니다. 일단 비행기를 타고 왔다갔다 하고, 호텔에서 묶는 비용 등 여러 가지를 계산하면 나가는 돈이 정말 많다. 나에게 개런티가 많이 온다고 해도 소문처럼 돈을 쓸어담는건 아니다. 난 단지 중국의 많은 분들이 날 좋아해주고 뜨겁게 환호해주는 것에 대해 뿌듯함을 느낄 뿐이다. 지역을 이동해 무대에 서기 직전에 항상 ‘아, 오늘은 함성 소리가 얼만큼 될까?’라고 기대하고 설레게 된다. 그만큼 더 행복해졌다.”
채연이 이처럼 중국에서 확실한 기반을 다지고 인정받기 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울지도 했고 웃기도 했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인터뷰2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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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대륙에 첫 발을 내딛게 된 가수 채연에게 가장 낯설었던건 사람도, 음식도 아닌 바로 ‘땅’ 그 자체였다. 워낙에 땅덩이가 넓다보니 이동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럽게 지칠 수 밖에 없었다.
“차를 타고 4시간 정도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믿기지 않았다. 창밖을 보니 옥수수길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바다 수평선은 한국에서 봤어도 중국에서 옥수수 지평선을 보긴 처음이었다. 한국에서 일을 하면 하루에 여러개의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데 중국은 그렇지 않다. 이동을 하다보면 시간이 다 간다. 그런데 놀라운건 이렇게 이동을 하고 기다림이 지속되면서 나 스스로도 여유롭게 변하게 되고 무언가를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국에서는 라디오, 인터뷰, 스튜디오 녹화 등을 연달아 하면서 정신없이 지냈는데 중국에서는 여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 이 모든걸 중국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한다. 처음엔 나도 적응이 안됐지만 점점 그들을 이해하게 됐다.”
최근 한류가 다 죽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중국에서 한국 배우 및 가수들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런데 채연이 수년전 중국에 건너갈 때만해도 그렇지 않았다. 그를 경계하는 시선도 있었고 어색해하기도 했다. 채연은 그런 편견과 불편한 시선들을 혼자 감당해야 했다.
“중국 활동 초반에는 문전박대 받은 경우도 있었다. 난 요즘 톱스타들이 중국에 초대받는 것처럼 열렬한 러브콜이 있어서 간게 아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예전에 출연했던 ‘연애편지’ ‘엑스맨’등이 반응이 좋아서 활동을 비교적 순조롭게 할 수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태프들과 의견 조율이 잘 안돼 곤혹스러운 상황이 생기기도 했다. 심지어 중국의 한 프로그램 제작진이 녹화하지 말고 그냥 가라고 한 적도 있었다. 그때 너무 속상해 처음으로 울었고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열심히 했다. 오기로 최선을 다하다보니 조금씩 인정받을 수 있었고, 몇 년 뒤 그 프로그램에 다시 출연할 기회가 생겼다. 다시 가니까 너무 잘해주셨다.”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채연은 중국 예능에서도 상당한 성적을 냈다.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후난TV ‘명성대전’에 고정으로 출연하면서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중국어가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 가수가 음악으로 중국인들을 사로잡은 결과다. 채연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컨셉트를 소화했다. 말보다는 귀여움, 화려함, 섹시 등의 퍼포먼스로 여러 매력을 선보이면서 호평을 얻어낸 것이다. 이 활동을 시작으로 드라마까지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채연의 성공사례를 본 일부 연예인들은 중국 활동에 대한 조언을 얻길 원한다. 그럴 때마다 채연은 이렇게 답한다. “중국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모두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이게 바로 채연이 중국에서 사랑받고 ‘호감 연예인’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다.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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