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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데일리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나온 10년을 되돌아봅니다. 방송, 가요, 영화, 뮤지컬 네 분야의 지난 10년을 되짚고 앞으로의 10년도 미리 예상해봅니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MBC 예능의 지난 10년은 '무한도전'으로 대표된다.
2005년 4월 '무모한 도전'이란 이름으로 출발한 '무한도전'은 9년 째 장수하고 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예능.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열풍의 시작이자 교과서로 여겨진다.
초기에는 멤버 변동이 잦았다. 하지만 유재석을 중심으로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등 지금의 멤버가 갖춰지며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황소, 전철 등과의 대결 등을 비롯해 에어로빅, 봅슬레이, 레슬링, 조정, 카레이싱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멤버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열정은 물론 연출자 김태호 PD의 존재감과 진정성 있는 연출력이 오랜 기간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로 꼽힌다. 현재는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을 넘어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또 다른 MBC 대표 예능 '일밤'은 지난 10년간 우여곡절을 겪었다. 타이틀부터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이어오다가 2011년 3월 '우리들의 일밤'으로 변경했고 이듬해부터 지금의 '일밤'을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코너가 탄생했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은 코너가 있었던 반면 외면 속에 쓸쓸히 사라진 코너도 많았다. 다만 이 같은 다양한 코너의 도입이 '일밤'이 정체하지 않고 발전하는 데 큰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10년간 대표적으로 '경제야 놀자', '브레인 서바이버', '차승원의 헬스클럽', '오빠밴드', '소녀시대의 공포영화 제작소', '오늘을 즐겨라', '집드림', '바람에 실려', '룰루랄라', '남심여심', '승부의 신' 등의 코너가 있었다.
퇴근길의 현 시대 아버지들을 만나 인터뷰를 나눈 '우리 아버지'는 '일밤'만의 감동을 자아냈고, '아바타 소개팅'을 선보인 '뜨거운 형제들'은 쏠쏠한 재미를 주기도 했다.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과정을 예능으로 옮긴 '신입사원' 같은 실험적 코너도 있었다. '세바퀴', '우리 결혼했어요'는 '일밤'의 한 코너로 방송되다 독립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대표적 사례다.
무엇보다 '일밤'의 지난 10년을 상징하는 코너는 바로 '나는 가수다'. 가히 한국 예능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할 만한 코너였다. 자타공인 최고의 가수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즉석에서 노래 대결을 펼쳐 순위를 매긴다는 획기적이고 자극적인 설정이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김건모의 재도전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을 정도로 '나는 가수다'가 지닌 파급력은 어마어마했다. '쌀집 아저씨'란 별명으로 유명한 김영희 PD의 과감한 연출력이 '나는 가수다'를 탄생시킨 일등공신이었다.
지금은 육아 예능의 대표 주자 '아빠! 어디가?'와 군대 체험 예능의 고정관념을 깬 '진짜 사나이' 두 코너가 '일밤'을 이끌고 있다. '나는 가수다'에 이어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는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일밤'에 새로운 부흥을 가져왔다.
스타들의 가상 결혼을 다룬 '우리 결혼했어요'도 MBC 대표 예능으로 빼놓을 수 없다. 가상 연애도 아닌 가상 결혼을 다뤘다는 점에서 방영 초기부터 화제였다. 다양한 커플들이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배출됐는데 초기 서인영, 크라운 제이를 비롯해 정형돈과 태연, 조권과 가인, 닉쿤과 빅토리아, 정용화와 서현 등이 많은 사랑 받았다. 김용준과 황정음, 조정치와 정인 등 실제 커플이 가상 부부로 출연하기도 했다.
토크쇼는 명암이 엇갈렸다. '황금어장'의 대표 코너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이 이끌었다. 시원시원한 입담으로 게스트의 솔직한 마음을 이끌어내 새로운 스타일의 토크쇼로 떠올랐다.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게스트를 초대해 한국 대표 토크쇼로 불렸는데, 2013년 6년여의 역사를 마감하고 종영해 아쉬움을 줬다.
반면 '황금어장'의 자투리 코너 격이었던 '라디오스타'는 점차 방송 시간이 확장되더니 결국 독립 프로그램으로 나와 MBC 토크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독설 캐릭터 김구라를 필두로 김국진, 윤종신, 규현 등 4MC의 조화가 가식 없는 토크쇼 콘셉트를 만들어냈다. 국민 MC 주병진의 복귀 토크쇼로 기대 모았던 '주병진 토크 콘서트'는 기대와 달리 낮은 시청률 속에 7개월 만에 종영하기도 했다.
MBC에선 앞으로도 '무한도전'의 기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자 하차 등의 위기를 겪고 있지만 워낙 프로그램의 시스템이 탄탄하고 출연진과 제작진의 위기 관리 능력도 뛰어난 데다가 팬덤의 영향력도 커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이 밖에 재출범을 앞두고 있는 '나는 가수다'가 시즌1 출범 당시만큼의 파급력을 발휘할지가 기대감을 주며, '일밤'이 차기 코너로 어떤 기획을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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