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정대현을 kt에 보냈다.
28일 전격발표된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1인 지명. kt가 기존 9구단이 보호선수로 묶은 20명 외의 1명을 데려갔다. 두산에선 왼손 불펜투수 정대현이 kt로 간다. kt는 정대현의 대가로 두산에 10억원을 지급한다. kt가 창단을 준비할 때부터 기존 구단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합의한 사항이었다.
투타 주전들과 사실상 주전급으로 활용되는 몇몇 백업하면 금새 보호할 20인 명단이 완성된다. FA, 군입대 선수, 외국인선수가 이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도 기존 구단으로선 긴요하게 활용하는 자원 중 일부를 보호하지 못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두산은 이원석이 군입대를 선택했지만, FA가 단 1명도 없었다. 애당초 보호해야 할 선수들의 범위가 넓었다.
사실 두산에 정대현은 필요한 존재다.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90. 그러나 두산이 잠재력과 희망을 갖고 키워온 자원이었다. 더구나 두산에 전통적으로 귀한 왼손투수. 시즌 중반 갖가지 이유로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자 전임 송일수 감독으로부터 임시 선발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냉정히 볼 때 지난 5년간 보여준 건 없었다. 5년간 통산성적이 59경기 2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7.57. 두산으로선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 여러 정황을 따져볼 때, 정대현의 출혈은 어쩔 수 없었다. 두산으로선 어차피 1명을 내줘야 한다고 보면 정대현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 또한, 현재 정대현은 경찰청에 합격한 상황. 입대하진 않았다.
두산은 여전히 왼손투수 자원이 귀하다. 일단 올 시즌 불펜으로 뛰었던 이현승이 내년엔 선발로 뛸 가능성이 크다. 시즌 종료 이후 선발로 준비를 해왔다. 그렇다면 왼손 불펜 자원이 더욱 귀해지는 게 사실. 그러나 어차피 두산 마운드는 대대적인 리빌딩이 불가피하다. 마무리 이용찬이 군입대를 결정하면서 불펜의 경우 제로 베이스에서 재구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볼 때 두산으로선 정대현을 내주더라도 마운드, 특히 불펜 재정비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을 내린 듯하다. 올 시즌 막판 부쩍 성장한 함덕주가 있고, 군 복무를 마친 장신 장민익도 내년 시즌에는 전력에 포함된다. 장민익은 마무리캠프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상황. 김태형 감독의 내년 구상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두산 불펜이 당장 내년에 사용 가능한 왼손 불펜 투수는 이 정도다. 좋다고 볼 수 없지만,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정대현은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신생팀인 만큼 오히려 두산보다 기회를 더 많이 받을 수도 있다. 두산과 정대현 모두에게 윈 윈이 될 수 있을 듯하다.
[정대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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