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왜 장원준에게 거액을 들였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2015시즌 정상탈환이다.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13년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그 사이 2005년, 2007년, 2008년, 2013년 등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4차례 차지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말한다.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만큼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의 박탈감이 엄청나다”라고. 힘겹게 한국시리즈까지 치렀으나 우승팀의 들러리 역할을 하는 팀. 두산은 21세기 들어 4차례나 그랬다.
2013년 준우승으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다.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고 송일수 감독을 임명한 건 엄청난 승부수였다. 그러나 처절한 실패. 송 전임 감독은 김 전임 감독보다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06년 이후 8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결국 두산 수뇌부는 1년만에 또 다시 개혁에 나섰다.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김태형 감독을 SK에서 복귀시켰다. 그리고 29일 사실상 처음으로 외부 FA 장원준을 영입하면서 우승 의지를 확고하게 다졌다. 장원준이 두산 우승청부사가 될 수 있을까.
▲장원준의 경쟁력
장원준은 1985년생. 만 29세.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4년 롯데에 입단했다. 내년이면 한국나이 31세. 투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시기. 184cm에 84kg. 체구는 위압적이지 않지만, 투구폼이 부드럽다. 직구 최고구속은 140km대 중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슬라이더와 서클체인지업의 위력이 좋다. 본래 슬라이더가 주무기였으나 프로 생활을 거듭하면서 서클체인지업도 많이 좋아졌다.
프로 통산 9시즌동안 85승77패 평균자책점 4.18.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2008년부터 5시즌 연속 10승 이상 거뒀다. 커리어 하이는 2011년 15승6패 평균자책점 3.14. 당시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내구성을 인정받았다. 2012년과 2013년 경찰청에서 군복무를 하면서 경기운영능력이 더욱 좋아졌다. 프로 초창기만 하더라도 제구력이 들쭉날쭉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한 마디로 장원준은 계산이 되는 선발투수. 물론 투구내용에 기복은 있다.
▲두산과의 궁합
장원준은 두산과 궁합이 잘 맞는다. 장원준은 7시즌 연속 세 자리수 탈삼진을 솎아냈다. 그러나 전형적인 탈삼진 투수라고 보긴 어렵다. 야수들의 수비력이 뒷받침 될 경우 장원준의 경쟁력이 더욱 올라간다. 그런 점에서 두산의 강한 수비력은 장원준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산은 전국에서 가장 광활한 잠실을 홈으로 쓴다. 내, 외야수들은 잠실에 특화됐다.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한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리그 상위권. 안정된 수비력에 많은 득점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두산의 최대약점은 선발진. 올 시즌 더스틴 니퍼트, 유희관 외에는 제 몫을 한 선수가 없었다. 유희관도 시즌 중 3개월 가량 슬럼프가 있었다. 한 여름 순위싸움서 니퍼트 홀로 선발진을 이끌었다. 노경은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크리스 볼스테드를 내보내고 데려온 유네스키 마야 역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준 건 아니었다.
장기레이스를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해 선발진 보강이 반드시 필요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왼손투수가 귀했다. 올 시즌 종료 후 선발 유턴 준비에 들어간 셋업맨 이현승이 내년 선발진에 정상적으로 가세할 경우 장원준~유희관~이현승으로 이어지는 왼손 선발 트리오가 완성된다. 니퍼트 혹은 마야를 붙잡거나 우완 노경은이 부활한다면 최상의 시나리오. 장원준이 가세하지 않았다면 이런 조합 및 구상 자체가 불가능했다.
▲두산, 2015년 우승전력인가
장원준이 두산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경우 두산 선발진은 확실히 좋아진다. 두산은 kt에 좌완불펜 정대현을 내줬다. 또 롯데에 보상선수도 내줘야 한다. 2년 전 김승회를 내줬던 것처럼 허를 찔릴 수도 있다. 하지만, 두산은 상대적으로 야수진이 풍부하다. 마운드는 2년 전보다 강하지 않다. 전력출혈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장원준의 건강 및 꾸준함이 담보돼야 한다. 또한, 니퍼트의 재계약 여부, 노경은의 부활 여부, 이현승의 선발 복귀 성공 여부 등 여전히 선발진에 물음표는 가득하다. 이용찬의 군입대로 마무리도 새로 찾아야 한다. 뒷문 구축작업이 수월하게 이뤄져야 불펜이 전체적으로 안정된다. 불펜 안정감이 선발진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불펜이 불안하면 선발투수들의 심리적, 체력적 부담이 가중된다.
타선은 기존의 강한 색채가 내년에도 이어진다. 정수빈이 군입대를 선택하지 않고 잔류했다. 지난해 주요 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았다. 새 외국인타자가 김현수, 홍성흔 등과 어떤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럼에도 두산 공격력과 수비력은 여전히 리그 상위권. 다만 변수가 많다는 건 여전히 지켜볼 부분이 많다는 뜻.
단순히 장원준 1명 영입이 두산 전력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현 시점에서 두산의 내년 실제적 전력을 파악하는 건 어려움이 있다. 냉정히 보면 장원준의 가세가 곧바로 우승전력으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은 없다. 다만, 정규시즌을 치르면서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 1경기로 운명이 뒤바뀌는 단기전서는 장원준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를 만들 경우 장원준이 두산 우승청부사 역할을 해줄 가능성은 충분하다.
[장원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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