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팀 리빌딩에 나서고 있는 KIA 타이거즈가 주전 중견수 이대형을 kt로 보내며 당장 주전급 중견수를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특히 팀 내에서 이대형급의 타격과 주루 능력을 갖춘 중견수 자원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서 KIA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 28일 프로야구계는 신생팀 kt발 선수들의 연쇄 이동으로 시끌벅적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화제의 중심에 선 선수는 KIA 이대형이었다. KIA는 투수력 보호를 우선 순위로 두고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작성했고, 결국 이대형은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kt로 팀을 옮기게 됐다.
KIA는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이대형과 4년 총액 24억원에 계약했다. 많은 FA 선수들이 계약 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이대형의 성적은 준수했다. 이대형은 올 시즌 KIA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하며 126경기에 출전, 타율 3할2푼3리 40타점 75득점 22도루로 지난 2003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특히 타격면에서 이대형은 시즌 중반 부진했음에도 불구하고 팀 내에서 김주찬(타율 3할4푼6리), 안치홍(3할3푼9리)에 이어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9월 이후 19경기에서는 5할4푼3리(70타수 38안타)의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시즌 막판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음에도 불구하고 맹타를 휘둘렀다. 고향팀에 돌아와 타격폼까지 수정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다 했던 이대형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이대형은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KIA의 코칭스태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야구계에서 이대형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될 것으로 본 이는 많지 않았다. 한 시즌 내내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지킨 선수를 내보내는 결정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이대형의 도루성공률이 59.5%에 그치며 주루면에서는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 시즌 중반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4강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전개되던 시기에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 면도 있다. 이대형의 올 시즌 활약이 그의 지난 12시즌 동안의 프로 경력을 돌아봤을 때 과연 꾸준하게 이어질 수 있는지에도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타격폼까지 수정하는 등 자신의 부활을 위해 이대형은 최선을 다했다. 게다가 이대형 정도의 톱타자를 구하거나 팀에서 발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대형의 명단 제외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 큰 의문은 왜 이대형을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하는 점이다. 만일 KIA가 이대형을 내년 시즌 본격적인 리빌딩에 나서는 팀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이대형은 충분히 선수간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KIA는 이적료 10억원을 받는데 그쳤고, 다른 팀 전력 강화를 막는 것은 물론 자신들의 전력 강화 기회도 놓치고 말았다.
KIA의 신임 김기태 감독은 30일 광주에서 취임식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이대형을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힐 예정이다. 과연 KIA의 이번 선택이 어떤 이유에서 나왔고, 그 결과가 내년 시즌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이대형.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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