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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극본 박필주 신재원 연출 한상우 이정미 제작 그룹에이트)가 아쉬움 속에 막을 내렸다.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작품이었지만, 그 높았던 관심과 기대 탓에 실망감도 컸다. 시청률은 예상을 밑돌았고, 시시때때로 원작과 비교를 당하기 일쑤였다. 좀처럼 걷어내기 어려웠던 원작의 그림자는 짙어도 너무 짙었다.
'내일도 칸타빌레'의 제작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면서 일본판 '노다메 칸타빌레'의 주인공 노다메 역에 과연 누가 캐스팅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룹 소녀시대의 윤아가 거론됐으나 결국 고사했고 우여곡절 끝에 배우 심은경이 최종 출연자로 결정됐다. 캐스팅 확정 기사가 나기까지 무려 3개월이 걸렸다. 그만큼 '내일도 칸타빌레'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무엇보다 '내일도 칸타빌레'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던 시기는 드라마 시청률이 지상파 3사 모두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던 때였다. 이 때문에 과연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과 화제를 모았던 '내일도 칸타빌레'가 한줄기 빛이 될 수 있을지, 침체기를 맞은 드라마 시장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지 대중의 눈과 귀가 집중됐다. 그러나 '내일도 칸타빌레' 첫 방송 직후 쏟아진 반응은 차가웠다.
'내일도 칸타빌레' 측은 애초부터 일본 드라마가 아닌 원작 만화를 참고해 제작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일본 드라마에 익숙해 있던 팬들에게는 좀처럼 와닿지 못했다. 같은 드라마 장르라는 점에서 자연스레 오버랩되는 건 어쩔 수 없었고, 일본 드라마의 강렬한 캐릭터가 자꾸 떠오르는 건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치아키 선배' 차유진(주원) 캐릭터와 '노다메' 설내일(심은경) 캐릭터는 언제나 비교 대상이었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한 듯 방송 초반에는 원작의 느낌을 살리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극이 후반으로 갈수록 원작의 그림자를 걷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새로운 캐릭터와 인물들간의 관계가 새롭게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본 드라마가 아닌 한국 드라마의 냄새를 풍기기 시작한 '내일도 칸타빌레'는 뒤늦게 스스로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미 같은 시간 다른 드라마에 마음을 빼앗긴 시청자들을 되돌리기에는 늦은 뒤였다.
'내일도 칸타빌레'가 클래식을 전면에 내세운 음악 드라마라는 점에서도 아쉬움은 남는다. 드라마를 대표하는 음악이 없다는 지적이 수차례 제기됐다. '노다메 칸타빌레'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며 자연스레 클래식에 빠져든 반면, '내일도 칸타빌레'는 가요 주제곡의 삽입이 그런 몰입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최근 인기있는 원작을 토대로 한 작품들이 방송 중이거나 혹은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미 원작의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 방송을 앞둔 입장에서는 분명 유리하다. 그러나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크다. 특히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영화로까지 제작된 '노다메 칸타빌레'의 경우, 극과 극의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결국 너무나 짙게 드리우고 있던 원작의 그림자를 '내일도 칸타빌레'는 확실히 걷어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내일도 칸타빌레'는 클래식에 대한 꿈을 가진 청춘들의 빛나는 성장 스토리를 담아내겠다는 처음의 기획의도를 살리는데는 성공했다. 마지막회 역시 콩쿠르에서 1등을 해 유진과 함께 유학을 떠나게 된 내일을 비롯, RS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눈부신 성장을 이루는 모습으로 훈훈한 결말을 맞았다. '내일도 칸타빌레'가 힐링 뮤직 드라마로서의 본분을 다했다는 점에서는 박수를 보내도 되지 않을까.
한편 '내일도 칸타빌레' 후속으로 오는 8일부터 유지태 지창욱 박민영 주연의 '힐러'가 방송된다.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포스터와 마지막회 주요 장면. 사진 = 그룹에이트 제공, KBS 방송 화면 캡처]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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