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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하승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9연패를 끊은 KCC. 2일 전자랜드전 완승. 하승진이 4경기만에 돌아왔다. 발목 부상으로 3경기 결장한 상황. 복귀전 성적은 25분20초간 8점 6리바운드. 나쁘지 않았다. 적어도 윌커슨의 활동 반경을 넓혀주는 효과는 있었다. 허재 감독은 “의외로 몸이 무겁지 않았다”라고 했다. 20분 넘게 뛰었지만,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도 없었다.
하지만, 결정적인 임팩트를 남기지 못한 것도 사실. 여전히 갈 길이 먼 KCC로선 하승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장염으로 결장했다. 신명호가 9점 8어시스트로 분전했으나 결국 김태술이 돌아와야 완전체가 된다. 2라운드 막판인데 여전히 조직력이 매끄럽지 않다.
▲하승진용 랍패스가 필요하다
사실 국내 최장신 하승진(221cm)을 살려줄 가드가 국내에 그리 많지 않다. 허 감독은 “태술이도 트랜지션이나 픽앤롤 상황에서 패스를 잘 넣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김태술은 빠른 트랜지션 게임에 극대화된 가드. KGC시절 런 앤 건에 능한 외국인선수와 호흡이 잘 맞았다. 오세근 역시 트랜지션에 능했다. 그러나 KCC에는 그런 유형의 빅맨 혹은 외국인선수가 없다. 타일러 윌커슨은 볼 소유욕이 높고 1대1 공격을 선호한다. 결정적으로 하승진이 투입되면 팀은 느려진다.
허 감독은 “하승진이 골밑에서 자리를 잡으면 곧바로 패스가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하승진의 경우 키가 커서 패스 높이가 높아야 한다. 또, 몸 중심이 높기 때문에 바운드 패스는 스틸을 당할 위험이 있다. 가드들이 공중으로 볼을 띄워서 넘기는 랍패스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하승진이 들어올린 손에 정확하게 패스를 넣는 건 그리 쉽지 않다. 과거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정도가 정확한 타이밍에 외국인 빅맨에게 랍패스를 넣어줬다. 천부적 센스가 있어야 한다. 김태술은 국내 최고의 패서지만, 강동희 이상민 김승현 정도의 센스를 갖고 있진 않다.
또 하승진이 자리를 잡더라도 언제든지 몸싸움에서 다시 밀려날 때가 있다. 그때 패스가 들어가면 다시 치고 들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생긴다. 그러면 볼 흐름이 정체되고, 협력 수비에 막히는 경우가 생긴다. 허 감독은 “승진이가 살을 빼면서 오히려 파워가 떨어진 것 같다. 어차피 몸무게를 조금 빼든, 안 빼든 느린 건 똑 같다”라고 했다. 실제 하승진은 외국인선수와의 몸싸움에서 쉽게 밀려나진 않지만, 압도한다는 느낌은 없었다. 여러모로 하승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려운 환경.
▲포기할 수 없는 하승진 효과
그래도 KCC는 하승진 효과를 포기할 수 없다. 전자랜드전만 해도 부수적 효과는 있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준비한 협력수비가 전혀 안 됐다”라고 했다. 테크닉이 뛰어난 윌커슨에게도 더블 팀이 필요한 상황. 그러나 하승진이 버틴 상황에서 윌커슨 수비에 집중하지 못했다. 유 감독은 하승진을 리카르도 포웰에게 맡긴 뒤 윌커슨에겐 절묘한 타이밍에 스위치 디펜스와 도움수비를 가하는 전술을 준비했다. 그러나 전자랜드 국내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더블팀 타이밍을 놓치면서 윌커슨에게 무려 30점을 헌납했다. 때문에 허 감독도 하승진과 윌커슨 조합을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KCC에는 외곽포에 능한 선수가 많다. 신인 김지후는 하승진-윌커슨이 전자랜드 수비를 파괴하자 반사적 이익을 누렸다. 3점포 6개를 작렬했다. 박경상이 부상 중이지만, 2주 후에는 돌아올 수 있다. 그동안 KCC는 윌커슨과 드숀 심스, 국내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는 약점이 있었다. 외곽 공격 선호도가 높아 팀 밸런스가 깨진 경향이 있었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해줄 카드도 하승진이다. 하승진의 패스센스가 엄청나게 좋은 건 아니다. 그러나 일단 제 타이밍에 공만 들어가면 하승진으로부터 시작되는 패스에 외곽 오픈 찬스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좀 더 확률 높은 외곽 공격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하승진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일단 김태술이 돌아와서 하승진과 최대한 호흡을 맞춰야 한다.
KCC는 하승진을 투입할 때 상대의 빠른 트랜지션과 2대2 픽앤 팝 공격에는 어쩔 수 없이 당할 가능성이 크다. 하승진의 수비 반경이 좁고 백코트가 느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허 감독의 하승진 출전시간 조절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상대 외국인선수 수비에 능한 김일두 카드도 있다. 하승진 약점을 최소화할 장치가 있다는 의미. 여전히 KCC는 정비되지 않은 모습. 그 중심에 하승진 효과 극대화라는 결정적 숙제가 담겨있다.
[하승진.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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