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안 그래도 추 감독님 얘기를 하더라고요.”
3일 고양체육관. 오리온스와 KGC인삼공사의 3라운드 맞대결. 결과를 떠나서 흥미로운 맞대결이 성사됐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과 KGC 애런 맥기의 만남. 두 사람은 무려 7년만에 KBL서 만났다. 7년 전 감독과 선수였던 두 사람이 이번엔 적으로 재회했다. 맥기가 최근 7년만에 KGC로 돌아오면서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과의 만남이 성사됐다.
추 감독과 맥기는 2006-2007시즌 KTF의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맥기는 2004-2005시즌부터 3시즌간 KTF서 뛰었다. 당시 프로농구 외국인선수를 자유계약으로 선발했던 시절. 추 감독은 맥기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봤고, 결국 영입에 성공했다. 맥기는 3시즌 동안 평균 21점을 기록했다. 용병 농사 대박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두 사람은 헤어졌다. 추 감독은 야인생활을 거쳐 지난 2011-2012시즌부터 오리온스를 맡고 있다. 맥기는 해외리그를 전전하다 최근 코소보 리그를 거쳐 7년만에 KBL에 돌아왔다. 영원히 다시 만나지 못할 것 같던 두 사람은 마침내 이날 극적으로 재회했다. 물론 상대팀이라 코트에선 피도 눈물도 없었다.
경기 전 만난 추 감독은 “맥기 생각이 많이 난다. 예전에 내가 직접 뽑았다. 맥기와 가끔 연락했는데, 올 시즌을 앞두고도 자기 좀 뽑아달라는 얘기를 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만큼 맥기의 KBL 복귀 의지는 강했다. 하지만, 맥기는 KTF 시절 20대 후반의 팔팔했던 그 맥기는 아니었다. 올해 만 35세의 맥기는 예전보다 파워, 탄력 등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졌다. 3쿼터 3분여를 남기고 스틸에 이어 골밑 노마크 찬스에서도 덩크슛 대신 레이업으로 마무리했다. 외곽슛 정교함 역시 예전보다는 덜했다.
그래도 특유의 내, 외곽을 오가는 플레이는 여전했다. 테크닉이 투박한 찰스 가르시아와의 매치업에선 사실상 완승했다. 트로이 길렌워터 수비는 버거워했지만, 공격에서는 쉽게 밀려나지 않았다. KTF 시절 메인 외국인선수였던 맥기는 이젠 리온 윌리엄스를 뒷받침하는 서브 옵션 외국인선수. 출전시간도 예전보다 많진 않다. 예전에 비해 기대치는 낮아도, 최근 오세근이 빠진 KGC로선 맥기에게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 이동남 감독대행은 “몸 상태는 예전의 70%다. 체력적으로 떨어지지만 본인이 팀에 융화하려는 모습이 좋다. 농담도 잘한다”라고 했다.
맥기는 이날 21분54초간 8점 9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예전보다 영향력은 미미해도, KGC 승리에 기여했다. 그리고 과거 함께했던 추 감독에겐 패배를 선사했다. 프로 세계에선 늘 있는 일. 하지만, 맥기 역시 추 감독이 반가웠을 것이다. 이동남 대행은 “맥기가 추 감독님 얘기를 많이 했다”라고 했다. 7년만에 적으로 다시 만난 추 감독과 맥기. 맥기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그래도 두 사람은 인간적으로는 많이 반가웠을 것이다.
[7년 전 맥기의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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