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차라리 잘 된 부분도 있어요.”
확실한 사실 한 가지. KGC인삼공사는 오세근 없는 2014-2015시즌을 준비했다. 오세근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을 것이란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동남 감독대행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강병현과 박찬희의 런 앤 건 게임을 주요 옵션으로 삼으려고 했다. 사실 KGC가 김태술이 뛸 때도 가장 잘한 게 빠른 트렌지션 게임이었다.
그런데 오세근이 1라운드 막판 불쑥 합류했다. KGC로선 급하게 오세근 위주의 패턴을 새롭게 짰다. 초보 이동남 감독대행도 좋긴 하지만, 한편으로 부담이 컸다. 실전서 사용할 패턴과 옵션을 시즌을 치르면서 실험을 거쳐 숙련도를 끌어올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어쩔 수 없는 사정상 그렇게 하긴 하지만, 유 감독 정도의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KGC는 오세근이 합류한 뒤 경기력이 좋아졌다. 그러나 안정적이진 못했다. 부상자가 많았고, 오세근 효과를 극대화할 시스템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그런데 오세근이 지난달 28일 SK와의 홈 게임서 왼쪽 발목 복숭아뼈를 다쳐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다. 오세근이 빠진 건 같으로는 KGC 전력에 마이너스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KGC가 오세근이 없는 지금, 시즌 전 준비했던 전술과 시스템을 꺼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동남 감독대행은 3일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차라리 잘 된 부분도 있다. 세근이의 부상이 잘 됐다는 게 아니라, 세근이 없이 시즌을 준비한 선수들이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라고 했다.
KGC는 오세근 유무에 따라 선수기용, 시스템이 완전히 달라진다. 오세근이 없을 때 최현민, 정휘량 등 장신 포워드들의 활용가치가 당연히 높아진다. 최현민은 허리가 조금 좋지 않은 상황. 이 감독대행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D리그서 뛰었던 하재필까지 대기시켰다. 그러나 굳이 하재필이 많은 시간 뛸 이유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리온 윌리엄스, 애런 맥기가 트로이 길렌워터, 찰스 가르시아와의 제공권 싸움서 압승했다. 또 최현민이 득점은 2점에 그쳤으나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 적극 동참했다. 오세근이 빠졌지만, KGC 골밑은 오리온스 빅 라인업보다 오히려 강했다.
이 감독대행의 오세근 공백을 대하는 자세는 긍정론이다. 그는 “세근이는 뼈가 붙고 복귀하는 데까지 약 1개월 정도 걸릴 것 같다. 그때까지 잘 버텨야 한다”라고 했다. 일단 오세근 없는 2경기서 모두 승리했다. 그것도 최근 잘 나가는 kt와 여전히 부담스러운 오리온스를 연이어 잡았다. 이 대행의 긍정론이 이해가 되는 순간.
물론 공수에서 외국인선수급 아우라를 뽐내는 오세근이다. 장기적으로는 전력에 마이너스 효과가 들이닥칠 수 있다. 그때 어떻게 위기를 넘기느냐가 KGC의 과제다. 중위권 도약을 위해선 오세근 공백을 최소화하는 게 과제다. 일단 오세근 없는 KGC의 출발이 괜찮다.
[오세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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