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스토브리그에서 분주한 시간을 보내며 즉시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한 kt 위즈가 1군에서 싸울만한 전력을 어느 정도 갖췄다. 하지만 kt 조범현 감독의 고민은 이제 시작이다. 그 중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마운드다.
kt는 이번 스토브리그 동안 투수는 베테랑 김사율을 영입하며 불펜 고민을 어느 정도 덜었다. 또 투수들을 리드할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산전수전 다 겪은 용덕한을 데려왔다. 내년에 1군 무대 첫 시즌을 치르는 kt에게 베테랑인 이 두 선수의 영입은 든든함 그 자체다.
이성민과 정대현, 장시환 등 미래를 내다보고 영입한 투수들도 있다. 또 kt는 신생팀 혜택으로 내년 시즌 4명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경기당 최대 3명까지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발빠르게 움직인 kt는 3루수 앤디 마르테를 영입했고, 투수로는 필 어윈과 계약을 맺었다. 또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국내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온 앤드류 시스코와 재계약 가능성이 높다. 이제 kt는 나머지 투수 한 자리를 놓고 고민 중이다.
다만 외국인 투수 3명이 모두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조 감독은 “일단 선발투수를 많이 준비하겠지만 용병 한 명을 불펜에 둘까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며 “반드시 용병 투수 한 명을 불펜에 넣는다는 말은 아니지만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고민할 부분”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만일 외국인 투수 한 명이 불펜진에 포함된다면 kt의 내년 시즌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 외에 국내 선수 3~4명이 확실히 자리를 잡아줘야 한다. 물론 현재 kt의 선수 구성상 당장 1군 무대에서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투수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조 감독은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조 감독은 “올해 박세웅과 고영표, 심재민, 엄상백, 주권 등 1~2년차 선수들이 비록 퓨처스리그지만 마인드도 좋고 좋은 구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이들이 좋은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빨리 성장한 뒤 1군에서 좋은 투구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팀의 어린 투수들에 대한 믿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이들 모두 앞으로 남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경쟁에서 살아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데다, 1군에 살아남더라도 경험이 쌓여 프로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 NC 이재학처럼 이들 중 한 명이라도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해야 내년 시즌 kt가 보다 안정적인 마운드를 갖출 수 있다.
조 감독은 당초 마무리 투수로는 인천 아시안게임에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발탁됐던 홍성무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주에서 가진 마무리훈련에서 홍성무의 팔꿈치에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한 조 감독은 홍성무의 장래를 위해 확실하게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판단했고, 결국 홍성무의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결정했다. 때문에 조 감독은 마무리에 대한 고민을 가졌고, 결국 FA로 영입한 김사율을 마무리로 쓸 생각이다.
이렇게 투수진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췄지만 확실한 믿음을 주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조 감독은 포수 용덕한에게 높은 기대를 하고 있다. 조 감독은 “우리 팀 투수들이 대부분 어리기 때문에 잘 리드해 줄 것으로 믿는다. 고생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용덕한은 비록 타격은 좋다고 볼 수 없지만 수비형 포수로서 투수에게 편안함을 주는 장점을 지녔다. 게다가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팀의 포수 기대주인 안중열 등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다.
지난 4일 조 감독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당장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감독은 “이제 어느 정도 선수들을 영입했는데 선수들은 열심히 훈련을 하고 나는 이제 마법을 부려야 할 것 같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아직까지 어느 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 팀 상황에 대해 착잡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게다가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을 보냈고, 수준급의 투수 자원이 점차 줄어드는 현실이 계속돼 투수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kt에게 마운드는 가장 큰 고민이다.
스토브리그를 마무리 지은 kt가 내년 초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거치며 개막 전까지 어떤 마운드를 건설할지 지켜볼 일이다.
[조범현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kt 위즈 제공]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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