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허전한 삼성 스토브리그.
5명의 FA가 시장에 나왔다. 3명은 재계약했다. 최대어 윤성환과 안지만, 유틸리티 내야수 조동찬을 붙잡은 건 수확. 그러나 배영수와 권혁을 놓친 건 아쉽다. 특히 프랜차이즈 스타로 상징성이 큰 배영수를 놓친 것에 대한 삼성 팬들의 아쉬움이 크다.
재계약이 절실한 외국인투수 릭 밴덴헐크 역시 놓칠 가능성이 있다. 삼성은 밴덴헐크에게 재계약 오퍼를 넣었다. 그러나 에이전트의 구체적인 반응은 없다. 이미 일본 언론들은 밴덴헐크가 소프트뱅크와 계약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와도 재계약을 진행 중인 상황. 상대적으로 과정이 순조롭지만, 재계약을 장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겉으로만 볼 때, 삼성의 스토브리그는 재미를 보고 있는 건 아니다. 허전한 느낌이 있다.
▲실질적 피해 최소화 가능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전력 손실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갈 수 있는 배영수의 노련미,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는 왼손 릴리프 권혁의 구위는 분명 실제적으로 즉시 대체하기 어렵다. 그러나 배영수와 권혁이 올 시즌 삼성 마운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건 아니었다. 중, 장기적으로 다른 전력으로 대체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의미.
어차피 삼성 마운드는 리빌딩이 절실하다. 과거 전임 선동열 감독 초창기에 중용된 젊은 투수들이 현재 대부분 30대 초, 중반이다. 장기적 차원에서 젊은 투수들의 1군 전력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올 시즌 주춤했던 심창민, 내년에 1군에 합류할 정인욱, 수년간 정체했던 백정현, 가능성만 보여준 김현우 등이 실질적으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이들이 성장할 수 있다면 배영수와 권혁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자연스러운 리빌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 겨울이 중요한 이유.
실질적으로 가장 뼈 아픈 건 밴덴헐크의 이탈 가능성. 아직 밴덴헐크가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와 계약한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일본 언론에 계약이 보도된 걸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현 시점에선 밴덴헐크의 마음이 거의 일본으로 기울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은 밴덴헐크가 해냈던 역할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외국인투수를 찾아야 한다.
일단 우완 알프레도 피가로와 계약했다. 류중일 감독이 선호하는 강속구 투수. 삼성으로선 피가로를 에이스로 만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사실 밴덴헐크도 2013시즌 중반까진 빠른 볼이 위력적이기만 한 투수였다. 그런데 올 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이 전화위복이 돼 팔 높이를 높였다. 시즌 중 투구 폼 교정이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삼성의 효율적인 선수관리 시스템 속에서 밴덴헐크는 육성형 에이스로 거듭났다. 만약 밴덴헐크를 놓친다면 삼성은 또 다시 외국인투수 1명을 구해야 한다. 그 투수에게도 마찬가지로 에이스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챔피언 저력 발휘할 때
삼성은 내부적으로 외부 FA를 더 이상 잡지 않는 게 기본적인 방침. 따지고 보면 류중일 감독은 거의 매년 무에서 유를 만들었다. 2012년 가을 정현욱을 LG에 내줬지만, 2013년 심창민을 성장시켰다. 지난해 오승환을 일본 한신에 내줬지만, 임창용의 가세와 타선 강화로 결국 공백을 메워냈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부상자가 상당히 많았음에도 내부 전력 극대화로 챔피언을 수성한 게 의미가 컸다. 삼성 특유의 탄탄한 시스템야구는 누구 1명 빠진다고 해서 흔들리지 않았다.
물론 자꾸 1명씩 빠져나가는 건 참 힘들다. 류 감독도 시즌 중 오리가 겉으로는 평온해 보여도, 물 밑에서 바쁘게 발길질을 하고 있다고 비유했다. 선수 1명이 빠져나가면, 그 발길질은 더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선수와 코칭스태프 모두 힘차게 발을 움직이면 피로는 최소화된다. 삼성은 그 힘을 잘 알고 있다. 지난 4년간 그렇게 야구를 했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 기간에 “다 끝나면 오키나와에 다녀올 생각”이라고 했다. 주축 멤버들로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었지만, 삼성은 11월에 따로 2,3군 위주의 선수단을 꾸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진행했다.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 이후 이들의 훈련을 직접 챙기겠다고 한 것이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치열한 전쟁터에서도 다음을 내다봤다.
삼성은 내년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주축 투수 2명이 빠져나갔고, 에이스까지 3명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누구도 삼성을 내년시즌 우승후보에서 빼지 못한다. 그만큼 삼성이 갖고 있는 저력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방증. 그 저력을 내년에도 보여주면 된다. 빠져나간 전력을 마냥 아쉬워하기만 하는 건 삼성 야구가 아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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