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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실제 성격인 듯, 실제 성격 아닌, 실제 성격 같은 윤상현이 스크린에 컴백했다.
영화 '덕수리 5형제'에서 윤상현은 융통성 제로에 앞뒤 꽉 막힌 바른 생활 윤리 선생님 수교 역을 맡았다. 그는 좌충우돌 5형제의 맏형. 하지만 장남임에도 장남 같지 않은, 그러다가도 마지막엔 장남으로서의 한방을 날리는 그런 인물이다.
'덕수리 5형제' 개봉 전 메이비와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 탓에 영화 보다 메이비와의 결혼에 더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는 하지만 '덕수리 5형제'는 윤상현의 두 번째 영화이자 2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 만하다. 여기에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성격의 윤상현이 전혀 반대의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도 '덕수리 5형제'에 눈길이 쏠릴만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 윤상현은 "오히려 둘째 동수와 비슷한 캐릭터"라며 공공연히 송새벽이 연기한 동수 역할이 탐났다고 말해온 바 있다. 동수는 조직폭력배 같은 비주얼, 거친 언행을 일삼지만 알고 보면 소녀 감성을 지닌 인물. 이런 '동수 앓이'에 푹 빠진 윤상현은 송새벽과 감독 앞에서 장난으로 동수를 연기한 적도 있다고.
윤상현은 "연기 톤 자체가 내가 원래 밝고 감정 표현도 직설적으로 하면서 하는 스타일인데 그렇게 못했다"며 "억눌려서, 감정 자체를 억제하며 연기한 부분이 많다. 그래서 송새벽 씨가 연기하는 걸 보며 부러웠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자신이 연기한 융통성 제로 윤리선생님 수교가 자신과 180도 다른 인물도 아니란다. 하긴 사람에게는 각기 다른 여러 면들이 있으니 말이다.
윤상현은 "수교 역이 나와 전혀 다르지 않다. 나도 여러 면이 있다 착하고 찌질한 면도 있다. 유독 많이 보여준 게 착한 면들을 많이 보여줘서 '이번에도 또 착한 캐릭터를 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한 건 있었다. 그래서 나 나름대로는 촬영장에서 연기하며 심심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윤상현은 '덕수리 5형제'의 수교 역에 완벽 몰입하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억누르는데 신경을 썼다. 평소 유쾌발랄한 성격의 윤상현이니만큼 어쩔 수 없었을 것.
윤상현은 "난 억제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원래 5형제가 펜션에서 김장을 하는 신으로 영화가 끝나는데 이때까지 재미있게 이끌어 온 걸 죽여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김장 말고 에필로그로 대체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이어 "김광규 형과 안영미 씨가 캐스팅이 되면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서 광규 형에게 하루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안영미 씨는 아는 개그맨을 통해 부탁했다"고 덧붙이며 카메오 출연 배우들의 캐스팅 비화도 공개했다. 카메오 배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덕수리 5형제'에는 두 사람 외에도 넷째 수근 역의 황찬성과 같은 그룹에서 활동 중인 2PM의 닉쿤이 깜짝 등장해 시선을 앗아가기도 한다.
윤상현은 영화 '덕수리 5형제'가 '예상치 못했던 경품' 같은 그런 영화라 밝혔다. 의외의 행운 같은 영화가 바로 '덕수리 5형제'라고.
윤상현은 "나 같은 느낌과 감성으로 이 영화를 접하면 의외로 재미가 있다. 마트에 갔다가 경품응모를 했는데 며칠 있다가 당첨된 그런 의외의, 생각하지 않았던 행운이랑 비슷하다"며 '덕수리 5형제'에 대한 깨알 자랑을 잊지 않았다.
1973년생인 윤상현은 어느새 40대 배우가 됐다. 배우로서도 새로운 느낌일 테고, 무엇보다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한 해 한 해가 될 터.
윤상현은 "40대가 되며 겁이 났다. 이구동성으로 선배들이 하는 말이 1년 1년이 틀리다고 한다. 왜 불혹이 지나 사람들이 몸에 좋은 걸 찾으러 다니는 지 아냐. 작년과 지금이 정말 다른 것 같다"며 농담섞인 말을 전했다.
이어 "체력이 떨어진 것에 대해 겁이 나기도 한다. 체력이 있어야 좋아하는 캐릭터도 충분히 소화할 텐데 체력이 안 되면 고사해야 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래서 운동에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 나 혼자가 아닌 두 사람이 된다. 30대 때는 솔직히 '남자는 일이 중요하지', '일이 최고지', '일로 성공을 해야 그 다음에 가정이 있는 거야'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가정이 더 소중한 것 같다. 가정이 화목하고 즐거워야 일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여 메이비와 꾸밀 따뜻한 가정을 예감케 했다.
한편 지난 4일 개봉한 영화 '덕수리 5형제'는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고, 싸우는 웬수같은 5형제가 부모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벌이는 합동 수사작전을 그린 영화로 윤상현, 송새벽, 이아이, 황찬성(2PM), 김지민, 이광수 등이 출연했다.
[배우 윤상현.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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