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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JTBC 드라마 '밀회' 신드롬과 돌아온 서울의 달 '유나의 거리', 그리고 다시 기지개를 편 TV조선과 MBN의 드라마 편성까지. 2014년 종합편성채널의 드라마를 아우르는 키워드는 '시도'였다.
▲ JTBC 드라마 '밀회'
20살의 나이차이가 나는 남녀의 만남, 게다가 그것은 불륜. 이 파격적인 소재의 드라마는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을 만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지난 3월 17일 첫 방송된 '밀회'는 성공을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예술재단 기획실장 오혜원(김희애)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유아인)의 음악적 교감과 애틋한 사랑을 그려낸 멜로 드라마였다.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초반부터 화제를 모은 '밀회'는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의 절묘한 멜로 호흡이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작품 속에서 김희애는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부족할 것 하나 없어 보이지만, 사실 정신적으로는 그 무엇 하나 충족 되는 것이 없는 '우아한 노비' 오혜원의 감정변화를 공감가게 그려냈고, 유아인은 오혜원에게 처음으로 사랑받는다는 기분을 일깨워주고 자신이 머무는 세계가 사실은 진흙탕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때 묻지 않은 스무 살의 청년 이선재를 신들린 듯 표현해냈다. 그가 작품이 시작되기 전 남겼던 "'쟤가 허세만 있는 놈은 아니구나'하는 시선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은 작품이 끝난 뒤 감탄으로 거듭났다.
▲ JTBC 드라마 '유나의 거리'
'유나의 거리'는 우리 이웃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과장 없이 그려가는 과정을 통해 조용하지만 힘 있는 감동과 공감을 만든 작품이었다. 유나(김옥빈)와 창만(이희준)이라는 두 청춘남녀 주인공을 내세웠지만 '유나의 거리'는 등장인물 모두의 꿈과 좌절과 성취를 그려낸 인생 그 자체의 드라마였다. 본인과 가족 밖에 모르던 이기적인 한만복(이문식)은 장노인(정종준)을 떠나보내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고, 야망 넘치던 소매치기 남수(강신효)는 착실하게 새로운 인생을 가꿔나갔다. 철부지 같던 대학생 다영(신소율)은 마지막 순간 유나를 끌어안았고, 전설의 주먹 장노인은 온전치 않은 정신으로도 주변 인물들에게 인생의 교훈을 남겼다.
전설로 남은 MBC 드라마 ‘서울의 달’을 집필한 김운경 작가가 20년 만에 다시 풀어놓는 서울 사람들의 이야기는 시청자의 큰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또 자극없이 담백했던 이 드라마가 50회의 대장정을 완성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지상파와는 다른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의 가능성을 입증하는 일례이기도 했다.
▲ 그리고…
TV조선은 '백년의 신부', '불꽃속으로', '최고의 결혼'을, MBN은 '천국의 눈물'을 편성하며 드라마의 역사를 이어갔다. '백년의 신부'는 한류드라마로서의 성과를, '불꽃속으로'는 배우 최수종의 호연을, 그리고 최근 방송되고 있는 '최고의 결혼'과 '천국의 눈물'은 비혼모와 모정이라는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었다.
또 ‘밀회’, ‘유나의 거리’ 등 월화극 이외에는 재정비의 시간을 가지고 있던 JTBC도 12월부터 금토드라마 '하녀들', 화요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 등 기존과 다른 시간대의 드라마를 새롭게 선보이며 편성 실험을 이어갈 예정이다.
[JTBC '밀회'와 '유나의 거리'(위부터). 사진 = JTBC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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