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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속 김대리(김대명)는 선수들로 가득찬 세상에 순박하기 그지없는, 어찌보면 세상을 잘 모르는 캐릭터다.
하지만 모두가 성대리(태인호) 같다면, 마부장(손종학) 같다면 인생은 쓴맛밖에 나지 않을 것이다. 김대리 캐릭터는 고단한 삶 속 한 줄기 빛이자 동네 형, 든든한 친구 같은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왔다.
▲ "모태솔로 32년 김대리, 눈물샘 자극 캐릭터"
김대리는 극 중 모태솔로 32년차인 무결점 순박남이다. 숱한 맞선을 보면서도 매번 만난지 한 시간 안에 차이기 일쑤인지라, 장그래(임시완)에게 "한 시간 안에 내가 연락 오면 백업 좀 해달라"며 당연히 이번에도 여자에게 차일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선을 보는 남자다.
김대리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지난 14회에서 그려진 김대리의 맞선은 "착해서 싫다"는 여자의 답변이 날아오면서 씁쓸하게 끝을 맺었다.
이에 대해 김대명은 "모태솔로 32년 김대리는 너무 과한 설정이 아니었나 싶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캐릭터"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여자를 잘 모르는 성격같다. 선 볼 때도 그런 이야기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극 중 무덤덤한 표정의 맞선녀에게 "머리를 좀 펴야하는데. 제가 목소리가 좀 두꺼우면 좋을텐데"라며 의기소침했던 대사를 언급했다.
하지만 김대리가 맞선녀에게 차였던 이유는 "착해서 싫다"였다. 그에게 해당 장면을 공감하는지 묻자, "여자들은 대체로 공감하더라. 받아들이는 김대리의 입장에서는 '내가 싫은가보다'라고 생각했다"라며 "일부러 그 상황을 공감 안하려고 했다. 상대방을 그렇게까지 이해하고 하면 연기할 때 감정이 묻어나오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 "향수 장면, 고민 끝에 만든 애드리브"
김대리의 명대사 만큼이나, 화제를 몰고 온 것은 '향수' 관련 대사다. 장그래를 향해 "커피타? 가을타?"라고 묻고 향수 냄새 좀 맡아보라며 자신의 팔을 장그래의 얼굴에 가져간 김대리는 그대로 장그래의 머리에 "콩"하며 딱밤을 주는 장면으로, 계약직 장그래의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웃음을 자아냈다.
김대명은 "며칠 전에 내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했는데, 연관검색어에 향수 관련 말이 정말 많더라. 항간에는 향수 PPL이 아니냐고 물었다"라며 "100% 애드리브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애드리브에 대해 "현장에서는 많이 안 한다. 몇 번 고민 하는 편이고, 대본에 다 적어둔다. 리허설할 때 감독님에게 확인을 받고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해야 상대방도 받아칠 준비를 하기 때문"이라며 "향수 에피소드는 몇 번을 하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대명의 향수 애드리브는 장그래에게 무심코 한 번, 대쪽같은 성격의 강대리(오민석)에게 한 번, 또 다시 커피를 타는 장그래에게 한 번으로 총 세 번 애드리브를 했다. 그는 "같은 장면을 다른 사람에게 하는데 거기에서 나오는 상대방의 반응이 있지않나.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과의 관계나 성격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어떤 향수를 쓰는지 궁금해하는 시청자도 많다고 묻자 "내가 향수쓰는 남자처럼 보이나? 향수는 안 쓰고, 빨래나 잘 하는 남자다"라며 특유의 김대리 웃음을 지어보였다.
▲ "크리스마스? 장그래와 사이다 한 잔"
특유의 김대리 파마머리는 캐릭터의 귀여움과 친숙함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요소다. 그에게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말하자 "이 파마머리를 하면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다. 캐릭터가 잘 살까. 만화 속 파마머리를 실사로 구현하는게 시청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갈까 고민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원작 팬들은 초반에 내가 김대리 역에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목소리도 하이톤이고 까불거리는 캐릭터로 초반에 나왔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점차 다양한 모습을 보이니까 좋아해주시는 쪽으로 변한 것 같다.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생' 출연진들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스태프들과 세부로 해외 포상휴가를 떠난다. 그는 "'미생' 마지막 방송일에 모두 모여서 마지막회를 보기로 했다"라며 "그 며칠 후 곧바로 여행을 떠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리처럼 32년 모태솔로는 아니지만 현재 솔로라서 외롭다는 그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이성민, 임시완과 함께 세부에서 보내겠다"고 말하자 "그렇게 됐다. 세부 여행이 아니더라도 어디 한 구석에서 장그래, 오차장, 천과장님과 함께 김치찌개에 사이다나 마시고 있을 것 같다"라며 영업3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미생' 종영을 단 2회 남겨놓은 가운데, 김대명은 마지막 촬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화 '내부자들'에 이어 '판도라', '뷰티 인사이드' 등 출연이 줄지어 확정된 김대명은 "드라마로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시청자들과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올 것을 예고했다.
[배우 김대명.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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