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중동파 선수들이 축구대표팀 전력에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당시 수비수 곽태휘(알 힐랄) 한명 뿐이었던 대표팀의 중동파는 이후 A매치 평가전에서 활용이 높아졌다. 중동파 선수들은 최근 슈틸리케호에서 유럽파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몇몇 유럽파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출전기회를 얻지 못하며 경기력 우려를 받는 반면 중동파 선수들은 소속팀에서도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대표팀 전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에게 중동리그는 불모지에 가까웠지만 지난 2009년 설기현과 이영표가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선수들에게도 낮설지 않은 리그가 됐다. 이후 중동 클럽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이어지면서 한국 선수들은 카타르 리그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은 대표팀으로 이어져 지난달 축구대표팀의 중동 원정에는 이근호(엘 자이시) 조영철 한국영(이상 카타르SC) 남태희(레퀴야) 곽태휘(알 힐랄) 박주영(알 샤밥) 등 6명의 선수가 슈틸리케호에 합류하기도 했다.
레퀴야(카타르)에서 4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남태희는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열린 파라과이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A매치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받으며 자신의 기량을 선보였다. 올시즌 소속팀을 리그 2위로 이끌고 있는 남태희는 중동 무대에서의 활약이 대표팀에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해 보였다.
카타르리그는 최근까지 한국 선수들의 영입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선수를 수상한 경험이 있는 이근호는 올해 상무 전역과 동시에 엘 자이시(카타르)로 이적했다. 이근호는 올시즌 리그 10경기에 출전해 2골을 터뜨린 가운데 다음달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도 대표팀 공격을 이끌 선수로 기대받고 있다.
J리그에서 활약하던 한국영과 조영철도 올시즌 나란히 카타르SC로 이적했다. 브라질월드컵 전후로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중원 파트너로 가능성을 보였던 한국영은 카타르무대에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표팀에 소집되고 않고 있지만 카타르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알 사드(카타르)에서 5시즌 동안 뛰고 있는 이정수는 올시즌에도 소속팀의 주축 선수로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다. 카타르 리그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알 사드와 레퀴야는 모두 한국 선수가 주축 선수로 포진해 있다. 알 샤말(카타르)의 조용형 역시 카타르리그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는 선수다. 조용형 역시 카타르리그에서 5시즌 동안 활약한 가운데 매시즌 20경기 이상 출전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수비수 중 한명으로 활약하고 있다.
카타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동국가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이어지고 있다. 곽태휘는 올시즌 알 힐랄의 AFC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박주영은 알 샤밥(사우디아라비아)에서 명예회복에 도전하고 있고 이명주는 올해 K리그 최고 이적료 기록(50억원)을 작성하며 알 아인(UAE)으로 이적하기도 했다.
최근 대표급 선수들은 중동 무대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의 활약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09년 안정환의 다렌 입단 이후 한국 선수들의 중국 리그 활약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졌다. 올해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차지한 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수비수 김영권은 3시즌째 활약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광저우의 AFC챔피언스리그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한국축구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을 이끈 장현수(광저우 부리) 역시 중국 무대에서 뛰고 있다.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친 장현수는 향후 A대표팀의 수비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으로 활약했던 박종우(광저우 부리) 역시 장현수와 함께 활약하며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서울의 주장으로 K리그 정상급 기량을 선보였던 미드필더 하대성(베이징 궈안) 역시 중국 C리그에서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 C리그는 1위부터 3위팀까지 모두 한국 선수를 용병으로 보유했을 만큼 한국 선수들의 경기력은 중국 현지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 동안 한국 선수들의 아시아무대 진출은 대부분 J리그로 집중되었지만 중동과 중국 클럽들의 적극적인 투자로 아시아 각국에서 활약 중인 한국 선수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카타르 무대에서 활약중인 이근호(위)-남태희(가운데)-조용형(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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