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비운의 천재' 이정호가 한화 이글스 코치로 돌아왔다. 이제는 지도자로 선수들에게 경험을 전수한다.
이정호는 대구상고(현 대구상원고) 시절 초특급 에이스였다. 메이저리그 입단 제의도 수두룩하게 받았지만 2000년 1차지명으로 고향팀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당시 받은 계약금은 무려 5억 3천만원. 지금도 신인 계약금 역대 10위 안에 들어가는 큰 액수였다. 150km대 강속구를 손쉽게 던지던 이정호에게 거는 기대는 무척 컸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그야말로 보여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한 시즌이 아닌 통산 35경기에서 1승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6.07의 성적만 남겼다. 탈삼진(35개)보다 사사구(46개)가 많았다. 마운드에 오르면 볼넷을 남발했고,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04시즌이 끝나고 삼성으로 이적한 FA 박진만(현 SK)의 보상선수로 현대 유니콘스(현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에도 반전은 없었다. 팔꿈치와 어깨 부상에 시달려 2007년까지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6경기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6.65의 성적만 남겼다.
결국 2010년 말 구단의 동의 하에 임의탈퇴 신분이 됐고, 그렇게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1년 말 독립리그팀 고양 원더스의 프런트로 입사해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선수생명 연장의 꿈을 놓지 않고 재활을 병행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또 한 번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다. 몸담고 있던 원더스가 지난 9월 11일 전격 해체를 선언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이정호를 품었다. 이제는 코치로서 선수들을 지도한다. 아직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일단 퓨처스리그서 선수들을 지도할 가능성이 크다. 선수로는 실패했지만 이를 토대로 선수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단다. 굴곡 많았던 이정호 '코치'의 새 출발이 무척 기대되는 이유다.
[고양 원더스 프런트 시절 이정호 코치(왼쪽). 사진 = 고양 원더스 제공]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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