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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KBS가 새해를 맞아 대대적인 TV 프로그램 개편에 나섰다. 총 25개의 프로그램이 신설되고, 21개의 프로그램은 폐지된다. 또 일부 프로그램은 시간이 축소되거나 편성시간을 바꿔 시청자들과 만난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간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금요일 심야 시간대 파격적인 편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TS-5 스튜디오에서는 조대현 KBS 사장을 비롯해 드라마국 예능국 기획제작국 등 각국 국장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2015 KBS 대개편 미디어 설명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조대현 사장은 "광복 70년 미래 30년은 우리의 방송 지표다. 읽으면 바로 기획의도를 알 수 있는 지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내년이 광복 70년이다. 또 남북 분단 70년이기도 하다. 7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이유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우리는 거기에 드라마를 붙였다. 희망창조라는 말을 선택한 이유도 고난과 역경의 역사 속에서도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늘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우리 KBS가 사회에 활력을 제공하는데 일익을 하겠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각론들이 있지만, KBS가 내세운 희망창조에라는 가치 속에는 우리의 모든 과제들이 수렴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편 키워드로 내세운 힐링과 소통 그리고 지적 호기심 역시 100년의 드라마 속에 희망 창조를 구현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KBS가 정말 제대로 국민들이 원하는 방송이 되도록 여러분들의 격려와 비판을 부탁드린다. KBS에 대한 끝없는 지대한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KBS가 밝힌 2015 프로그램 대개편안은 '편성 대개혁' '진화와 돌연변이의 원년'이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TV의 신뢰도 및 영향력을, 2TV의 전방위적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힐링' '소통' '지적 호기심'이라는 개편 키워드를 앞세워 프로그램을 신설한 점이 눈길을 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비롯해 토크쇼, 다큐 드라마, 다큐멘터리, 시사 정보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들을 새로 제작해 KBS라는 채널이 가진 이미지를 새롭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설된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1TV에서는'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가제) '동행' '희망로드 대장정' '세계는 지금 2.0'(가제) '이웃집 찰스'(가제) '다큐콘서트 명견만리' '시간여행자 K' '인순이의 토크드라마 그대가 꽃' '도시탈출' '숨터' '발칙한 사물이야기 다빈치 노트' '문화빅뱅 더 콘서트' '해설이 있는 TV예술극장' 등 다양한 교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특히 지상파 유일의 스포츠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스포츠 이야기 운동화(話) 2.0' 다큐멘터리 강화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KBS 다큐 1' 등이 편성돼 기대를 모은다.
2TV에서는 '작정하고 본방사수' '용감한 가족' '투명인간' 등 리얼리티 프로그램들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사회의 미래 모습을 그리는 미래예측 프로그램 '나비효과'를 신설했다. 여기에 금요일 오후 9시 30분부터 밤 12시 30분까지 일명 '돌연변이 ZONE'을 편성해 예능 드라마 교양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그램들을 공격적으로 편성해 케이블의 공세를 막으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대거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자취를 감추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1TV에서는 '명화극장' '사랑의 리퀘스트' '산 넘어 남촌에는 2' 등 13개 프로그램이, 2TV에서는 '굿모닝 대한민국' '생생정보통' '하이스쿨 러브온' '가족의 품격 풀하우스' '나는 남자다' 등 8개 프로그램이 모두 폐지된다. 특히 이중 '사랑의 리퀘스트' 폐지로 기부 프로그램이 자취를 감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관련해 오진산 콘텐츠창의센터장은 "모금 방식이 낡은 듯해 새로운 기부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참신한 형태의 기부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2TV에서는 '나는 남자다 시즌1' 종료와 함께 새로운 시즌제 프로그램을 준비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중민 예능국장은 "현재 시즌제 프로그램인 '용감한 가족'이 곧 방송을 앞두고 있다. 8회에서 10회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해당 시간에는 앞으로 계속해서 시즌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해피투게더'와 관련해서는 "시즌4가 어떻게 변화가 될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 포맷이 변할지 MC까 변할지, 아니면 둘 다 변할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방향이 나오는대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대적인 프로그램 개편에도 "KBS만의 색깔이 없는 것 같다. 종편의 영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오진산 센터장은 "종편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현재 우리 프로그램이 약 120여개다. 우리 프로그램의 포트폴리오가 타사의 프로그램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본다. 기본적으로 1980년대 ENG 도입 후 방송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KBS에서 시작됐다고 보면 된다"고 자신했다.
KBS의 대대적인 새 개편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KBS 조대현 사장, 2015 KBS TV 프로그램 개편설명회 전경.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KBS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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